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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내간체를 얻다/ 송재학 지음/문학동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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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도 생산이다, 죽음 통해 진정한 영원 은유"

1986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하고, 소월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송재학 시인이 시집 '내간체를 얻다'를 출간했다.

문학평론가 권혁웅 시인은 "이번 시집의 가장 큰 미학적 특질은 죽음과 죽음의 여러 형식에 관한 탐구"라고 밝히면서 (장례식이 그렇듯) 죽음의 순간을 포착하고 그것을 의례화함으로써, 죽음의 불모성 대신 죽음의 생산성을 잡아내고 있다고 말한다. 죽음으로 죽음 이후의 영원성을 극복하는 방식이 장례식이라면, 시인은 '모든 시간을 감당하는 죽음을 통해 진정한 영원'을 은유한다는 것이다.

'울 어머니 매년 사진관에 다녀오신다/ 그곳에서 아버지 늙어가시니/ 어머니 미간의 지층을 뜯어내면/ 지척지간 아버지 주름이다 (중략) 어머니의 고민은 할미의 얼굴로/ 어떻게 젊은 남편을 만나느냐는 것이지만/ 하, 이별의 눈과 입도 한 사십 년쯤 되면/ 다정다감하거나/ 닳아버리고(하략)/ -죽은 사람도 늙어간다- 중에서.

권혁웅 시인은 송재학의 시는 죽음을 품고 있으되, 그 죽음은 생생한 현전을 보장하는 장치이자, 제물(諸物)들의 생물성을 드러내는 방법이며, 정지로 운동을 대표하는 것이자, 늙음을 역동성의 표현으로 읽는 것이다고 말한다. 하여 독자는 송재학의 시를 두 번 읽어야 한다. 한번은 '죽음의 형식'으로 또 한번은 '삶과 사랑의 형식'으로.

'녹나무는 아니지만/ 욕조에 누우면 잠들고 싶어서라도/ 나는 지금 적석목관분 안에 누운 것이다/ 운명이 있다면 뜨거운 물은 금방 딱딱해져서/ 굳기름으로 바뀔 것이고/ 수증기 사이 희미한 불빛의 온도는 깜빡이다가/ 차가워지리라/ 곧 관 뚜껑이 만년설보다 더 두텁게 닫히고/ 돌이 쌓여진다 해도(하략)' -적석 목곽분- 중에서. 103쪽, 8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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