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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부모가 집에서… 가정도 위험한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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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가족] ②안전지대 없는 아동학대

대구의 한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보호받고 있는 김모(8) 군은 엄마에게 맞고 물려 온몸이 상처투성이다. 대구아동보호전문기관 제공
대구의 한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보호받고 있는 김모(8) 군은 엄마에게 맞고 물려 온몸이 상처투성이다. 대구아동보호전문기관 제공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요."

명우(가명'5)는 아빠 주먹에 맞아 앞니가 부러졌고 머리와 배에는 흉측한 상처가 있다. 2년 동안 아버지에게 짐승처럼 마구 맞았다. 아빠는 임신한 엄마도 사정없이 때려 배 속에 있던 아이를 유산시켰다. 2년간 몸과 마음이 멍든 명우는 이웃의 신고로 아동보호시설로 옮겨졌다.

아동 학대가 위험수위다. 전문가들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선 주변인과 관련인들의 신고 의무를 강화하고, 학대 부모의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위험한 집, 무서운 부모

2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 대구시아동보호전문기관 2층 사무실. 박세라(39'여) 팀장의 수화기 너머에서 거친 목소리가 새나왔다. 박 팀장은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가 10살 된 아들을 상습적으로 때리고 동반 자살을 하겠다고 협박해 얼마 전 아이를 보호시설로 보냈다"며 "그 후로 술만 마시면 '아이를 돌려달라'며 사무실에 항의 전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시설로 가니까 내가 받는 기초생활수급비가 줄어들었다. 아이를 돌려주지 않으면 사무실로 찾아가겠다"며 이곳 직원들을 협박하고 있다.

지난 1월 서울에서는 세 살 난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쓰레기 봉투에 넣어 버린 아버지가 구속됐고, 3월에도 세 살배기 아들을 때려죽인 비정한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대부분의 학대는 집에서, 부모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신고된 아동 학대 장소 중 72%(93건)가 집이었고, 학대 행위자의 경우 67%(91명)가 아동의 부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 주규하 사회복지사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면 '아이들이 맞으면서 크는 것은 당연하지 무슨 문제냐'며 화를 내는 부모들이 대부분"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가난도 아동 학대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학대 행위자 129명 중 무직자가 30.2%(39명)를 차지하는 등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가정이 상당수다.

전문가들은 아동 학대가 부모의 경제적 무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영남대 이지민 교수(가족주거학과)는 "아동 학대는 아이와 부모의 특성뿐만 아니라 실업과 이혼, 경제적 어려움 등 사회적 스트레스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아동 학대 예방을 위해서는

전문가들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선 주변인과 관련인들의 신고 의무를 강화하고, 학대 부모의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동보호법에 따르면 교사와 의사,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과 학원 강사 등이 신고 의무자로 명시돼 있지만 비신고 의무자들의 신고율이 더 높은 실정이다. '대구 아동 학대 신고자 유형'을 보면 이웃 등 비신고 의무자들의 신고율은 74.4%인 데 반해 신고 의무자들의 신고율은 25.6%에 불과했다.

대구시아동보호전문기관 정인숙 관장은 "미국의 경우 신고 의무자의 신고율이 절반을 넘는데, 우리나라는 그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신고 의무자들의 직무 연수 시 신고 교육을 강화하고 주변 아동의 학대 사실을 방관했을 때 처벌하는 조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구가톨릭대 민하영 교수(아동학과)는 "체벌은 아이를 위한 '사랑의 매', '아이들은 맞으면서 커야한다'는 식의 경험에 의존한 잘못된 교육관을 갖고 있는 부모들이 많다"며 "자신이 자녀를 학대하고 있는 사실조차 모르는 부모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의 재교육을 의무화시켜서 아동의 2차 피해를 막는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1577-1391). www.korea1391.org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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