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기업만 살린 낙동강 살리기… 지역경제 '실익'없이 끝날판

야간공사로 인명 피해 환경 훼손등 부작용도

정부가 2009년 말부터 수조원을 들여 시행한 낙동강 등 4대강 사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환경영향평가 등 당초부터 치밀한 계획 없이 추진해 공기 단축에만 치중한 바람에 각종 사고와 환경 훼손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수도권 대형 건설사가 독점적으로 공사를 수주했고, 그나마 일부 공사를 수주한 지역 건설업체들마저 헐값 입찰이나 출혈 하청경쟁에 내몰려 지역 경제에 긍정적 효과도 내지 못하고 있다. 시리즈 3면

4대강 사업은 대형 국책사업인데도 불구하고 당초 3, 4개월 만에 환경영향평가를 끝내 졸속이란 비판을 받은 데 이어 공기 단축을 위해 설계와 시공을 병행하는 패스트 트랙(Fast-Track) 방식을 적용한데다 무리하게 야간공사까지 강행, 숱한 사고를 초래했다. 이달 8일 오전 구미 해평면 낙동강사업 구간 구미광역취수장 취수를 위한 가물막이가 붕괴돼 주민 52만여 명이 3, 4일 동안 물 공급을 받지 못해 큰 피해를 입은 것을 비롯해 구미지역에서만 8개 공사현장 중 5개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쳤다. 의성 단밀면 32공구 낙단보 소수력발전소 공사현장에서는 안전구조물에 대한 기술검토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다 슬라브 지지대가 붕괴돼 인부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정부의 친환경적 개발이란 구호를 무색하게 할 만큼 곳곳에서 환경 훼손과 오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구미 해평습지의 모래톱 절반 이상이 사라져 당초 수천 마리의 철새가 날아들다 그 수가 크게 줄었으며, 상주 도남동 도남마을 낙동강 하중도인 오리섬이 크게 파헤쳐졌고, 예천 풍양면 우망'청곡리 청룡산 백로 서식지가 크게 훼손됐다. 낙동강 등에서 상당량의 강모래를 파내면서 오염정화 기능이 상실될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낙동강과 금호강 합류지의 부영양화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낙동강 사업에 따른 지역 건설업체 소외와 경기 활성화 효과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지역 건설업체들은 "정부의 4대강 사업이 건설업계의 대형마트를 양산하고 있는 꼴"이라며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워 4대강 사업을 독점한 수도권 대기업이 경제적 이익까지 독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4대강 사업의 지역 홀대는 대구경북에서 특히 심각하다. 지난해 10월 조원진 한나라당 의원(대구 달서병) 자료에 따르면 4대강 사업 중 한강 유역 충북 공구에서는 해당 지역 건설업체가 원도급 공사의 73.5%, 하도급 공사의 100%를 수주한 데 반해 대구 건설업체의 낙동강 구간 원도급 및 하도급 공사 수주율은 각각 9%와 5%에 그쳤다.

게다가 지역 업체들은 설령 공사를 따낸다 하더라도 오히려 손해가 날 판이다. 최저낙찰가제의 구미3지구 27공구는 공사예정금액(597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95억원(49.4%)에 경북과 대전업체가 낙찰받아 가장 낮은 가격으로 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반면 턴키공사로 발주된 칠곡보 사업(24공구) 경우 공사예정금액(3천847억원)의 99.3%(3천281억원)에 대기업 컨소시엄이 낙찰받았다.

지역 학계와 환경단체 등은 "낙동강사업을 비롯한 4대강 사업은 일부의 기대와 달리 환경을 제대로 지키거나 수질을 개선하지도 못했을뿐더러 경기 부양에도 전혀 효과를 내지 못했다"며 "4대강 사업은 향후 오염과 부작용 등을 걱정해야 하는 그야말로 낙제점"이라고 비판했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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