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축은행 폭로전 "아니면 말고… 일단 질러!"

저축은행 비리를 둘러싼 여야의 폭로전이 점입가경이다. 면책특권의 '보호막'을 믿고 일단 질러놓고 보자는 식이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다.

2일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여야는 전'현 정권 핵심 인사들을 겨냥한 새로운 비리 의혹을 들춰내며 주도권 잡기에 몰두했다.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2007년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3차례 캄보디아 방문 중 두 번째(7월), 세 번째(12월) 방문이 부산저축은행 대주주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부산저축은행그룹이 1999∼2010년 9개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캄보디아에 설립해 4천966억원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방식으로 투자했는데 그 막후에 김 원내대표가 개입됐다는 현지 경제인의 제보를 받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신 의원은 또 "2006년 11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캄보디아 국빈방문 때 부산저축은행 김양 부회장도 캄보디아를 방문했으며, 김 부회장은 한명숙 전 총리로부터 저축 증대 활동에 이바지했다고 표창장까지 받았다"며 부산저축은행과 전 정권과의 관련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낯뜨거운 면책특권 행사다. 의원외교와 선교를 위해 캄보디아에 갔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반격에 나선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등 현 정권의 실세를 정조준했다. 이 의원은 "지난 1월 삼화저축은행 위기 당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식당에서 회동한 후 삼화저축은행이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에 인수돼 살아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회장이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에게 삼화저축은행 구명 로비를 했다는 말도 있다"며 "영포목우회 회장이었던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부산저축은행 측 부탁을 받고 사태 무마에 나섰다는 정보도 있다"고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이상득 의원은 이와 관련, "저축은행과 관련된 사람을 한 명도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에 대해서도 아는 게 없다"며 "이석현 의원이 의혹을 거론한 것은 무책임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한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신 명예회장이 정진석 정무수석의 도움을 받아 부산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했다는 박지원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박 의원은 결국 정계를 떠나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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