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석 대장, 18년전 내 아내를 구하려 했죠"
위기에 처한 내 아내를 도운 19년 지기 박영석 대장이 사고를 당했다니 너무 슬픕니다."
네팔 '탐세르쿠 트레킹'의 소남 셰르파(50) 사장은 24일 카트만두 시내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박 대장의 실종소식에 이처럼 마음 아파했다.
네팔 최대 트레킹 회사를 운영하는 소남 사장은 "1992년 박 대장과 처음 만난 이후 등반 이야기를 나누며 우정을 키웠다"면서 "특히 박 대장은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뒤 하산하다 눈구덩이 속에서 산소부족 탓에 숨진 아내를 보살펴준 은인"이라고 말했다.
그의 아내 파상 라무는 32세이던 1993년 4월 22일 네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에베레스트를 오른 뒤 내려오다 눈구덩이를 파고 노숙에 들어갔다. 그와 함께 간 셰르파 2명 중 한 명을 베이스캠프로 내려 보내 산소통을 가져오게 하려 했으나 가상악화로 산소통을 제때 전달받지 못하고 결국 10일 만에 나머지 셰르파 한 명과 함께 유명을 달리했다.
소남 사장은 "당시 박 대장은 에베레스트를 오르다 내 아내에게 가서 1주일 일정을 미루면서까지 정성껏 도운 뒤 에베레스트를 올랐다"고 회상했다.
이어 "사흘 전 박 대장의 절친한 친구이자 내 친구이기도 한 앙도르지 셰르파에게서 박 대장의 실종사고 소식을 접하고선 마음이 너무 슬펐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러면서 "겸손하고 마음이 열려 있으며 남 돕기를 좋아하는 박 대장은 나를 만나면 '재단을 하나 만든 뒤 히말라야의 외진 지역의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해 학교를 짓고 싶다'는 꿈을 자주 들려줬다"고 덧붙였다.
소남 사장은 1988년 가족들과 회사 운영을 시작한 뒤에도 산을 올랐고 1997년엔 에베레스트 지역의 탐세르쿠(해발 6천623m)를 등정한 뒤 이를 기념하고자 회사 이름도 현재명칭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회사가 번창해 현재는 항공사 한 곳과 에베레스트 지역에 작은 호텔 6곳을 운영하고 있다며 총직원이 1천700명에 달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 에베레스트 지역의 서로 다른 마을에서 각각 태어난 자신과 아내는 연애결혼을 해 아들 1명과 딸 2명을 뒀다면서 아들은 장성해 이미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고 개인적인 사정도 들려줬다. 그러면서 아내를 잃은 뒤 재혼해 아들 하나를 더 얻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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