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환자 안식처 성 골롬반 의원 56년만에 폐원
6·25전쟁의 폐허 속에 고통받는 춘천시민 등을 위해 성 골롬반 외방 선교 수녀회가 운영한 첫 병원이자 말기 암환자의 안식처였던 성 골롬반 의원이 56년 만에 폐원했다.
천주교 춘천교구(교구장 김운회 루카 주교)는 오는 23일 성 골롬반 의원 폐원 감사 미사를 봉헌한다고 19일 밝혔다.
성 골롬반 의원은 6·25전쟁 직후인 1955년 11월19일 당시 춘천교구장이었던 구인란 토머스 주교의 요청으로 의사인 다비디 수녀와 간호사인 필로미나 수녀의 선교활동으로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성 골롬반 외방 선교 수녀회 한국지부가 선교사업의 하나로 본격 운영한 성 골롬반 의원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고통받던 강원도민과 춘천시민을 위한 첫 병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1966년부터는 거동이 불편해 병원을 찾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무의촌 진료와 전염병 예방 접종 등 극빈층을 대상으로 한 무료 진료와 가정 방문진료 등의 활동을 폈다.
특히 별다른 의료기관이 없었던 당시 성 골롬반 의원을 방문한 환자만도 하루평균 400~500여 명에 달했고, 심각한 영양부족으로 인한 결핵과 기생충 감염환자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당시 9명의 자녀 중 8명이 질병으로 숨지고 단 1명만 살아남는 어느 한 극빈자 가정의 아픔도 성 골롬반 수녀들은 지켜봐야 했다.
또 첫 '호스피스(가정간호)' 활동을 시작한 1989년 4월부터는 죽음에 직면한 말기 암 환자들이 정신적 안정을 찾아 평온한 죽음을 맞는 안식처가 되기도 했다.
성 골롬반 수녀회 우정숙 수산나 수녀는 "세상에서 가장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했던 선교 사명을 마감하게 됐다"며 "비록 병원은 지난달 말 폐원했지만 말기 암환자들은 거두리 요양원으로 옮겼고, 그곳에서의 봉사활동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김운회 주교는 "고통받던 이웃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의료활동을 펼쳐온 성 골롬반 외방 선교 수녀회의 노고와 그동안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미사를 봉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성 골롬반 외방 선교 수녀회는 아일랜드에 본원을 두고 세계 12개국에서 선교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 선교는 1955년 1월 17일 광주교구 현 해럴드 대주교의 초대로 전남 목포에서 7명의 수녀로 의료원이 시작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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