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간 7년 분쟁, 3시간 배심조정으로 '끝'
토지 경계에 설치된 담을 놓고 일어난 시골 마을 이웃 간 해묵은 갈등을 민심이 해결했다.
광주지법 장흥지원이 자랑하는 민사 배심 조정제를 통해서다.
강진군 작천면에 사는 두 가족 사이의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04년.
A씨 가족은 B씨 집의 처마와 담이 자신들의 임야를 침범했으니 철거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B씨가 거부, A씨의 요청은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문제가 된 땅은 임야 1천800㎡ 가운데 46㎡(시가 40만원)에 불과했지만 두 집안 사이 감정의 골은 깊어만 갔다.
상대방에 대한 고소·진정이 이어졌고 지난해에는 A씨가 담을 마음대로 철거했다가 경계침범죄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땅값보다 많은 벌금이었다.
A씨가 '건물철거 및 토지인도' 소송을 내면서 다툼은 법정으로 옮겨졌다.
광주지법 장흥지원은 민심을 모았다. 재판부는 19일 강진군민 9명을 배심원으로 선정하고 배심절차를 진행, 3시간여의 설득을 통해 합의를 성사시켰다.
B씨는 문제가 된 땅을 사들이고, A씨는 위자료나 손해배상 청구를 하지 않기로 하고 악수하며 조정을 마무리했다.
송혜영 장흥지원장은 20일 "토지 경계로 인한 이웃 간의 분쟁이어서 배심조정위원으로 참여한 지역 주민도 쉽게 공감했다"며 "조정이 어려워 보였던 이웃 간 감정싸움이 또 다른 이웃들에 의해 원만히 해결된 사례"라고 말했다.
민사배심조정은 형사 사건의 국민참여재판처럼 지역 주민이 배심조정위원으로 참여해 당사자 간 분쟁해결을 유도하는 제도이다.
장흥지원에서 2006년 처음 시행돼 지금까지 11건 가운데 10건의 조정이 성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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