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은 대구 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해였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성공적으로 열렸고, 대구 연고의 삼성 라이온즈는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한국시리즈-아시아시리즈를 차례로 제패,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역대 최고 대회'라는 찬사를 받았고, 대구는 세계 속에 이름을 떨쳤다. 금메달을 의심하지 않았던 '슈퍼스타'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남자 100m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되면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지만 덕분에 대구는 뜻하지 않은 유명세를 떨치는 행운을 얻었다. '볼트 실격'은 미국의 세계적인 스포츠 전문잡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 선정 '올해의 스포츠 뉴스' 1위에 오를 정도로 최대 관심사였다.
볼트는 대회 마지막 날, 마지막 경기로 열린 400m에서 자메이카 계주팀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극적으로 세계기록을 세우는 '반전의 드라마'를 작성, 대구를 '세계 스포츠사'에 길이 남게 했다.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9일간 열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202개국에서 6천821명의 선수'임원이 참가,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으며 육상 불모지임에도 44만6천305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세계 육상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대구 대회는 스타의 몰락과 신예의 탄생 등 이변이 속출하면서 더욱 강한 인상을 남겼다.
무엇보다 자원봉사자 7천842명, 서포터스 1만7천99명 등 시민들의 적극적인 대회 동참과 연일 대구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 수준 높은 응원 및 관람 문화, 성숙한 시민의식은 대구의 자긍심을 높였고, 대구를 세계인의 뇌리에 또렷이 새겼다.
이에 대구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국제육상도시로 지정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또 삼성 라이온즈는 예상을 뒤집고 국내 어느 구단도 해내지 못한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삼성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강한 정신력을 발휘하며 우승을 만들어내 각종 경제지표에 억눌린 시민들에게 신바람을 불어넣었다.
초보로 뭉친 김인 사장과 송삼봉 단장, 류중일 감독은 소통과 화합을 앞세워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호쾌한 공격야구의 선봉에 선 최형우는 2007년 심정수 이후 끊긴 삼성의 홈런왕 계보를 이으며 최고타자로 우뚝 섰고, 마운드에선 오승환이 수술과 재활의 시련을 딛고 부활을 알렸다.
한국시리즈에선 지난해 맞대결에서 4전 전패로 무릎을 꿇었던 SK를 맞아 4승1패의 압도적 성적으로 통쾌한 복수전을 달성했다.
대구시민야구장은 19차례 만원 사례를 기록하며 1999년 이후 12년 만에 홈 관중 50만 명 시대를 다시 열었다.
삼성은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에서도 대만'호주의 우승팀을 격파한 뒤 결승에서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던 일본마저 꺾으며 한국 프로야구의 힘을 과시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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