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자산은 자금의 운용 즉, 돈을 사용한 곳이라고 했다. 이 돈을 사용해 어떤 종류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으로 구분한다. 유동자산이 1년 이내에 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는 데 반해 비유동자산은 장기간에 걸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다.
대차대조표에서 비유동자산은 다시 투자자산과 유형자산, 무형자산 그리고 기타 비유동자산으로 구분한다. 투자자산은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자산을 보유하는 것이다. 투자자산으로는 금융기관의 예금이나 주식, 채권과 같은 유가증권 또는 부동산이 있다. 당좌자산으로 분류되는 현금이나 예금 등의 금융상품과의 차이점은 바로 유동성에 있다. 당좌자산은 돈을 사용하기까지 임시로 저장한 곳인 반면 투자자산은 관계사나 자회사의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1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보유하는 자산을 말한다.
투자자산의 유형으로는 장기금융상품, 장기투자증권, 장기대여금, 투자부동산 등이 있다. 이러한 항목들은 원칙적으로 이를 취득하는 시점의 취득원가로 평가한다. 그런데 종종 이들 투자자산은 그 가치가 증가하기도 하지만 감소하기도 한다. 따라서 투자대상으로 꼽고 있는 기업의 대차대조표상 투자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 경우 투자자산의 진정한 가치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투자자산 가치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일화로는 가치투자의 창시자로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 사례가 대표적이다. 1910년대 초반의 미국 송유관 회사였던 노던 파이프라인의 회계보고서를 살펴보던 그레이엄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노던 파이프라인은 당시 미국의 유망 산업이었던 철도회사가 발행한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 채권의 가치가 노던 파이프라인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던 것이다. 그레이엄의 관점에서 보면 노던 파이프라인의 주가는 현저히 저평가되어 있었던 셈이다. 그레이엄은 이 회사의 2대 주주가 된 뒤 회사 경영진과의 대결 끝에 회사가 보유한 철도 채권을 팔아 주주들에게 반환하는 데 성공했고, 그레이엄은 이 투자로 200% 정도의 수익을 거두게 된다.
비유동자산 중 유형자산은 토지와 건물, 구축물, 기계장치, 차량운반구, 공구, 집기비품, 건설 중인 자산 등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은 물건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이나 생산설비 등이 필요하고, 영업활동이나 관리업무를 위한 사무실 등이 필요하다. 기업이 생산활동을 위해 보유하는 자산으로 통칭된다.
그런데 토지를 제외한 건물이나 구축물, 차량운반구 등의 모든 유형자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가 점차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가치감소를 대비해 쌓아 놓은 것이 감가상각충당금이다. 대차대조표상에는 감가상각누계액이 마이너스로 표시되어 있다. 유형자산도 대차대조표상의 자산가격과 시장가격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사장가치보다 크게 부풀려 표시되었을 수도 있고 때로는 시장가치에 비해 크게 저평가되어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유형자산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는 투자자들이 직접, 주의 깊게 살펴볼 항목이다.
허수복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 부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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