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을 앞두고 필자가 일하는 포항 사무실에는 손님들이 부쩍 많이 찾아온다. 상당수는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와 손부터 내민다. 시간 약속을 정해놓고도 30분, 1시간 늦게 지각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물론 늦겠다는 전화도 없다. 일반적인 통념으로는 '결례'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찾아오는 분들의 상황에 미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있다. 이 손님들은 총선 예비후보들이거나 그들과 관련 있는 분들이다. 정치부 기자 경험이 있는 필자로서는 '얼마나 마음이 바쁘고 일정이 빠듯했으면 그렇게 하겠느냐'는 생각이 앞선다.
포항에는 북구와 남구'울릉, 2개의 선거구가 있는데 20명 가까운 후보가 난립하고 있다. 기존 국회의원들의 처지가 예전과 판이하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남'울릉의 이상득 의원이 6선을 끝으로 불출마 선언을 했고, 북구의 이병석 의원은 지지율이 높지 않아 고전하고 있다. 신인들은 포항을 '무주공산'(無主空山) 정도로 보고 있기에 기회를 잡으려고 하는 것이다. 원래 '호랑이' 없는 산에는 '여우'가 왕 노릇을 한다지만, 포항의 경우는 좀 다른 것 같다. 괜찮은 경력과 왕성한 활동력을 갖고 있는 후보들이 적지 않다. 경쟁력 있는 신인들이 많이 등장했다는 의미다.
포항은 올해가 무척 중요한 해다. 내년 초 이명박 정권이 끝나면 당장 기댈 곳도 없다. 숱하게 벌여 놓은 대형 사업들을 마무리하고 새 사업을 창출해야 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초선 의원만으로 지역 발전을 이룰 수 있을까라는 문제 제기를 한다. 반대로 다선 의원이라고 해서 해놓은 일이 무엇이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많다.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열정과 행동력이 있으면 지역 발전을 위해 뛸 것이고, 국회의원이 됐다고 안주하면 지역 발전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진정 지역 발전을 원한다면 유권자들의 의지가 절대적이다. 호남 지역의 경우 국회의원이 시시하게 일하면 유권자들의 성화에 못 이겨 다음번 공천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예산 국회에서 가장 열심히 뛰는 이들도 호남 지역 국회의원이다. 그만큼 성과를 낸다. 요즘 정당마다 후보별 여론조사를 벌이고 있다. 귀찮다고 전화를 끊거나 회피하지 말고, 포항 발전을 이룰 만한 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박병선 동부지역본부장 l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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