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마무리 투수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의 얼굴은 구릿빛으로 물들어 있다. 오승환은 지난해 12월 26일, 팀의 본진에 20여 일 앞서 괌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그곳에서 따가운 햇볕에 그을린 흔적이 일본 오키나와에서도 지워질 기색이 없다. 그만큼 세이브왕의 자존심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몸은 다 만들었습니다. 당장 출격해도 괜찮을 만큼 컨디션도 좋습니다."
오승환은 괌에서 체력을 끌어올린 뒤 오키나와에서 연습투구를 하며 좋은 감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올 시즌엔 다른 구단의 견제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봅니다. 승부를 피하기보다는 올 시즌에도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시즌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좀 더 섬세하게 가다듬는 게 이번 캠프 때 이루고자 하는 목표입니다."
마무리 부문서 독보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오승환이지만 올핸 외국인 선수들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두산이 프록터, 한화가 바티스타를 마무리로 기용해 오승환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다 세이브 기록을 경신하기보다는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블론세이브를 줄이고, 확실하게 승리에 방점을 찍어준다면 세이브 경쟁은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승환은 지난해 시속 150㎞를 넘나들며 곧게 뻗어가는 돌직구로 정면 승부를 펼쳐 0점대 평균자책점(0.63)과 1승47세이브를 기록했다. 패배를 기록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5월 20일 두산전서 손시헌에게 초구를 통타당해 동점을 허용, 딱 1개의 블론세이브를 남겼다. 오승환은 "별생각 없이 던지다 큰 타구를 맞았다. 다행히 팀이 이겨 승리를 챙겼지만 공 하나하나에 혼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것을 큰 교훈으로 얻었다"고 했다.
올해는 단 1개의 블론세이브마저 없애겠다는 각오다. 돌직구로 불리는 포심 패스트볼로 리그를 평정한 오승환은 상대의 집중 견제에 대비, 스프링캠프서 신무기 개발에 한창이다. 실밥 네 군데를 잡는 포심 패스트볼과 달리 실밥 하나만 검지에 걸치는 원심 패스트볼이다. 오승환은 "공이 회전할 때 실밥 한쪽만 공기의 저항을 받기 때문에 검지에 힘을 실어 던지면 우타자 몸쪽으로 흘러들어 가게 된다"고 말했다.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지만, 올 시즌 써먹을 수 있도록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실전투구를 하겠다는 게 오승환의 생각이다.
"삼성은 선발과 중간 투수들이 강하기 때문에 올 시즌에도 마무리 기회가 많이 찾아올 것으로 봅니다. 올해도 야구장을 찾은 팬들이 매 경기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뻗는 저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