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꾸러미'를 아시나요…월 10만원 내면 매주 제철 농산물 배달

15개 친환경 농가 믿음주려 텃밭 공개

생산자가 제철 친환경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직접 보내주는
생산자가 제철 친환경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직접 보내주는 '꾸러미'가 주목받고 있다. 꾸러미 사업을 운영하는 '언니네 텃밭'은 거주하는 곳과 거리가 가까운 공동체를 소비자와 연결해 매주 한 번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경북 상주 봉강공동체의 생산자들 모습. 봉강공동체 제공

'생산자를 한분 한분 아니깐 내가 재배해 먹는 농산물이나 다름 없죠'

주부 박가영(39'달서구 용산동) 씨는 일주일 동안 수요일 오전을 기다린다. 특별한 택배가 집으로 오기 때문이다. 택배 상자 안에는 경북 상주 농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이 한아름 담겨 있다. 박 씨가 이용하고 있는 '제철 꾸러미'다. 박 씨는 "농민들이 키운 친환경 농산물을 직접 받아먹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어 좋다"며 "직접 텃밭을 방문해 생산자도 만나고 우리가 먹을 농산물도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한 먹거리와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으로'꾸러미'가 주목받고 있다.

꾸러미는 제철 농산물이나 과일 등 다양한 농산물과 김치, 된장 등의 반찬'장류를 가정까지 배달해주는 사업이다. 농민들은 친환경 작물을 재배하고 소비자 회원들은 매월 일정 회비를 내고 농산물과 반찬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인 언니네 텃밭은 2009년부터 여성농민들이 토종 씨앗으로 텃밭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보내는 '제철 꾸러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언니네 텃밭의 소비자 회원들은 월 10만원의 회비를 통해 여성농민 생산자 공동체를 지원하고, 생산자는 월 4회 제철 농산물로 이뤄진 꾸러미를 가정으로 보내준다. 회원들이 꾸러미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전한 먹거리의 필요성 때문이다. 회원 대다수가 친환경으로 키워진 안전한 먹거리를 아이들에게 먹이고 싶어하는 것.

꾸러미 사업은 이런 점 때문에 단순히 농산물을 보내주는 것 외에도 생산지 방문, 일손 돕기, 생산자 간담회 등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다양한 교류를 통해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다. 비용 대비 많은 친환경 농산물과 전통 방식으로 만든 반찬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소비자들이 꾸러미를 이용하는 이유다.

꾸러미는 로컬푸드 운동의 일환이기도 하다. 로컬푸드 운동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취지로, 언니네 텃밭의 경우에도 회원이 거주하는 곳과 거리가 가까운 생산자 공동체와 연결이 된다. 두 달 전부터 꾸러미를 이용하고 있다는 서민주(37'여) 씨는 "마트에서 구하기 어려운 친환경 농산물들이 많은 데다 가격 면에서도 30% 이상 저렴하다"며 "내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산물이라는 점에서 우리 가족이 농사를 짓는 것 만큼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꾸러미 사업에 참여하는 생산자들은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언니네 텃밭 생산자 공동체 중 하나인 경북 상주 봉강공동체는 15명의 생산자가 소비자들에게 보내는 농산물을 책임지고 있다. 봉강공동체의 소비자 회원은 140명. 이 중 20명 정도가 대구에서 거주하는 회원들이다.

공동체 생산자들은 일반 농사를 짓는 농민들과는 달리 친환경 농법을 이용해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고 있다. '텃밭 농사'를 짓는 셈이다. 꾸러미에 참여하는 생산자들은 소비자들의 회비를 통해 매월 월 급식으로 수당을 지급받고, 농산물 가격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받는다. 또 생산한 농산물은 모두 소비를 한다는 장점도 있다.

봉강공동체 김정열(45'여) 사업단장은 "생산자들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소비자들이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는 등 보람을 느끼는 부분들에서 큰 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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