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실 밖 돋보기] 방학캠프와 포트폴리오

자녀의 흥미가 우선…항목별 체크 리스트 만들어 선택

다양한 캠프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면 여름방학이 곧 시작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미와 흥미를 내세우는 프로그램도 있고 학습 동기 부여와 스펙 쌓기에 도움이 된다는 프로그램도 있다. 어떤 캠프를 선택할 것인가에 앞서 중요한 것은 참여하는 학생의 자발적인 의지다. 캠프 내용이 아무리 알차고 의미 있다 해도 참가 학생의 마음이 함께 움직이지 못하면 캠프의 의미는 퇴색될 것이 뻔하다. 돈과 시간 낭비가 덤으로 따라올 뿐이다.

따라서 무작정 캠프를 선택하기 전에 항목별 체크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 좋다. 우선 캠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학생과 대화를 나눠볼 필요가 있다. 그런 다음에 학생의 적성, 관심분야, 성격 등을 충분히 고려한 뒤 스스로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혹시 혼자 가기를 두려워한다면 친구와 함께 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필요하다.

어떤 캠프에 참가할 것인지 주제가 정해지면 캠프의 성격과 프로그램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격려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인지, 새로운 체험으로 경험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프로그램인지 따져봐야 한다. 또한 참가하는 학생의 수준과 체력에 맞는 캠프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특히 너무 어린 학생의 경우 캠프의 주체가 아니라 끌려다니느라 힘들고 재미없는 캠프가 될 수도 있다.

캠프를 주최하는 단체의 신뢰성을 확인해 보는 것도 빠뜨려서는 안 된다. 아무래도 오랜 기간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간직한 단체일수록 운영의 질이 높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캠프는 안전문제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인터넷으로 참가 후기 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느 정도 간접체험을 통해 신뢰성에 대해 판단을 할 수 있다. 참가 비용도 합리적인지 따져봐야 한다. 캠프의 종류에 따라 비용이 다양하겠지만 너무 가격이 비싸거나 싼 경우에도 믿음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 프로그램을 찬찬히 살펴봐야만 비용의 효율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제대로 따져보지 않으면 공연히 학생만 고생시킬 수 있다. 미리 캠프를 보내본 경험이 있는 주변의 학부모로부터 의견을 들어보면 도움이 된다. 또 만약을 대비해 보험 가입 여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캠프에 참여하면 어떤 도움이 될까? 요즘은 형제자매 없이 혼자인 학생이 많다. 자칫 타인에 대한 배려가 소홀해 질 수 있다. 캠프를 통해 다른 사람과 어울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선후배를 만날 수 있는 계기도 된다. 또 캠프에서는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직접 몸으로 체험한다. 따라서 오래 기억되고 새로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요즘 입시나 영재교육원 입학시험에서 요구하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는 경험을 쌓을 수도 있다. 자기주도 학습을 전제로 하나의 주제에 대해 다양한 산출물을 만들어 그 결과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정리하는 것이 포트폴리오다. 다양한 경험과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 포트폴리오라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캠프는 활용하기 따라 소중한 보물이 될 수 있다.

캠프는 영어, 리더십, 인성, 레포츠, 예절, 마술, 전통놀이, 자기주도학습, 진로진학, 언론, 경제, 디베이트, 역사 체험, 우주비행사, 과학캠프 등 너무나 다양하다. 최근 입시나 교육의 흐름이 융합'통합형으로 가면서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결합한 캠프도 눈에 띈다.

이 중에서 과학캠프는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다. 활동성이 뛰어나고 호기심이 넘치는 청소년기에 과학캠프는 몰입하기에 좋은 주제다. 과학캠프에는 카이스트 박사 등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하는 과학영재캠프도 있고 지자체에서 지역투자사업의 일환으로 대학과 연계해 진행하는 캠프도 있다. 또 해외 유명대학에서 전문적인 과학지식과 글로벌 리더로서 리더십 역량까지 키우는 캠프도 있다.

캠프는 가는 것 못지않게 돌아와서의 마무리가 중요하다. 어떤 캠프라도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주제가 같더라도 체험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부분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것이 바로 자신을 나타내는 포트폴리오의 시작이다. 물론 캠프의 더 큰 매력은 상급학교 진학 같은 당장의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인생의 포트폴리오를 구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송은경(와이즈만영재교육 대구중부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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