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변모(24'여'대구 중구 동산동) 씨는 이달 9일부터 2개월간 서울 어학학원에 등록해 토익과 토익스피킹을 공부할 계획이다. 숙식은 친구 집에서 하더라도 한 달 학원 수강료(50만원)와 고시원 생활비는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변 씨는 지난 겨울방학에도 서울에서 OPIc(미국에서 시행하는 말하기 평가) 강좌를 들었다. 당시 변 씨의 반에 있던 20명의 수강생들은 모두 지방에서 상경한 대학생이었다.
변 씨는 "서울 고시원에서 혼자 공부하려면 마음과 몸이 고달프지만 더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고 했다.
지역 대학생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취업에 유리한 경력(스펙)을 쌓기 위해 서울지역 학원으로 몰려가고 있다. 서울지역 학원가도 지역 대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2개월짜리 단기 강의를 개설, 학원가 주변 고시원은 방학이면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서울의 승무원 학원 관계자는 "방학 동안 지방에서 올라오는 학생이 많아 일찍 강의를 신청하지 않으면 수업을 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기업체들이 갈수록 다양하고 많은 스펙을 요구하고 있지만 각종 학원과 정보가 부족한 지역에서 취업용 스펙쌓기가 힘겹다. 이력서를 쓸 때 필수요소가 된 각종 공모전 입상과 기자단'홍보단 경력 등은 서울이 주 활동 무대이기 때문에 지방 대학생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취업에 도움되는 유명 강사의 포럼이나 강연도 서울에 몰려 있어 취직카페 게시판에는 '지방 대학생은 참여할 수 없나요'라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대학생 박민영(26'여'대구 수성구 범물동) 씨는 지난 겨울방학 때 2개월간 서울의 한 언론 학원에 다녔다. 방값과 생활비가 부담스러워 박 씨는 2개월간 매주 2차례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갔다. 학원비와 차비만 160만원이 들었다.
박 씨는 "기업체가 갈수록 전문적인 기술이나 높은 스펙을 요구하는데 가만히 그냥 있을 수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서울에 갔다"고 털어놨다.
함께하는 대구청년회 김덕중 사무국장은 "지역에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좋은 교육인프라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와 지자체, 대학이 협력해 청년들의 취업지원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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