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본격가동 상임위, 난타전 펼친다

외통위-한일 군사협정, 정무위-저축은행 사태, 문방위-언론사 파업 등

19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회가 9일부터 본격 가동되면서 대선 정국을 앞두고 주도권 선점을 위한 여야의 총성 없는 전쟁이 막을 올렸다. 각 상임위별로 핵심 쟁점 사안에 대한 여야 대결이 불가피해 곳곳이 '지뢰밭'이다. 특히 18대 때보다 의석수를 불린 야당의 힘이 여당과 엇비슷해지면서 격렬한 난타전이 예고되고 있다.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는 최근 불거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최대 쟁점이다. '밀실 추진' 등 절차상 문제에는 여야가 모두 비판하고 있지만 협약 체결에 관한 필요성 여부에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당장 11일 외교통상부에 대한 긴급현안질의에서부터 논란이 불붙을 전망이다.

이를 위해 여야는 외통위에 전문가들을 대거 포진시켜 '전쟁'에 대비했다. 새누리당은 정의화'이병석'원유철'정병국 의원 등 중진은 물론 18대 국회에서 줄곧 외통위서 활약했던 윤상현 의원과 주(駐) 오스트리아 대사를 역임한 심윤조 의원, 북한 김일성대학 교수를 지낸 탈북자 출신 조명철 의원으로 '전문성'을 보강했다. 민주통합당은 이해찬 대표를 비롯 박병석 국회부의장, 원혜영'유인태 의원 등 중진들을 앞세워 맞서고 있다.

언론사 파업사태 등의 선점을 위해 이번 국회 문을 여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전직 언론인들의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기자 출신의 박대출'이상일'홍지만 의원을, 민주당 역시 기자 출신인 노웅래'배재정'신경민 의원과 시민사회단체 출신인 최민희 의원을 배치해 '열전'에 나섰다.

정무위에서는 저축은행 사태가 '핫이슈'다. 새누리당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에서 끈질긴 협상력을 보였던 김종훈 의원, 금융감독위 상임위원과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지냈던 박대동 의원을 대표주자로 내세웠다. 민주당에서는 17대 국회 때 정무위의 '국감 이슈메이커'로 통했던 김영주 의원이 간사를 맡았다. '투사' 이미지가 강한 강기정'이종걸 의원, 참여연대에서 활동하며 경제민주화를 주장했던 김기식 의원도 '저격수'로 힘을 보탠다.

기획재정위는 올 연말 치러지는 대선 예고편이다. 여야 유력 대권주자인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표와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맞붙는다. 여기에 새누리당은 경제통인 안종범'나성린'류성걸'이만우 의원이 가세해 박 전 대표를 보좌하고, 민주당은 최재성'이인영 의원이 문 고문을 조력하게 됐다.

국회 한 관계자는 "이번 국회는 18대 국회에서 87석이었던 민주당의 의석수가 127석으로 늘면서 새누리당과 대등한 역학구도를 이룬 상태여서 초반부터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며 "특히 각 상임위별 핵심 쟁점 사안 선점이 연말 대선 승리로 이어질 수 있어 여야의 난타전이 더욱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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