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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학의 시와 함께] 높새바람 같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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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새바람 같이는 -이영광

나는 다시 넝마를 두르고 앉아 생각하네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내가 좋아지던 시절이 있었네

내겐 지금 높새바람 같이는

잘 걷지 못하는 몸이 하나 있고,

높새바람 같이는 살아지지 않는 마음이 하나 있고

문질러도 피 흐르지 않는 생이 하나 있네

이것은 재가 되어가는 파국의 용사들

여전히 전장에 버려진 짐승 같은 진심들

당신은 끝내 치유되지 않고

내 안에서 꼿꼿이 죽어가지만,

나는 다시 넝마를 두르고 앉아 생각하네

당신과 함께라면 내가, 자꾸 좋아지던 시절이 있었네

-시집 '아픈 천국'(창비, 2010)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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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사계절이 있듯이 우리들 삶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 사람마다 느끼는 시점은 차이가 있지만 자기만의 계절 기운을 체감하며 살아가고 있다. 지금 그대는 어느 계절에 서 있는가. 이 나라는 어느 계절을 지나고 있는가.

사랑도 얻음과 잃음이 있듯이 전쟁도 그럴 것이다. 무엇을 잃은 이나, 무엇을 얻은 이의 공통점은 뭔가 다르게 시작하는 지점에 있다는 것이다. 잃은 이는 희망의 씨를 심고, 얻은 이는 위로의 마음을 내야 한다. 그것이 더불어 사는 모습이다. 18대 대통령선거 끝나고 드는 마음이다.

하늘의 뜻이 계절을 굴려간다. 사람의 일은 겸손해야 한다.

안상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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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 코너는 경북대 박현수 교수에 이어 오늘부터 안상학 시인이 맡게 되었습니다. 안 시인은 198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서 '1987년 11월의 신천'이라는 작품으로 등단, 경북 작가회의 부회장을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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