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은 남자의 방광 바로 밑에 있는 밤톨(약 20g) 크기의 부드러운 조직이다. 정낭, 고환과 함께 생식을 가능케 하는 성(性) 부속기관 중 하나다. 전립선 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어 그 사이로 요도가 지나간다. 따라서 전립선에 문제가 생기면 배뇨에도 이상이 생기고 성기능 장애도 일으킬 수 있다.
◆배뇨장애 탓에 삶의 질 떨어져
'전립선비대증'은 중년 이후 남성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다. 60~70세 남성의 40~70%에서 발생하며 비뇨기과 전체 질병의 25% 이상을 차지한다.
전립선비대증의 조직적 변화는 35세부터 시작돼 60대 남자의 60%, 80대의 90%에서 생긴다. 이들 중 50%의 환자군에서 전립선비대증 때문에 여러 가지 배뇨장애 증상을 호소한다.
미국의 경우 매년 390만 명이 전립선비대증으로 비뇨기과를 방문하고, 연평균 37만 명이 입원해 그중 30%의 환자가 수술적 치료를 받는다.
가장 큰 발병 이유는 연령 증가와 남성호르몬 때문. 다만 대개 서서히 악화되기 때문에 신부전과 같은 위중한 상태로 진행되는 예는 드물다. 치명적 질환도 아니어서 숨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괴로운 배뇨장애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대부분 환자가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치료를 받는다. 배뇨장애에는 △소변을 보려고 할 때 처음 시작이 잘 안됨 △소변 줄기가 약함 △소변이 끊어졌다 다시 나옴 △배에 힘을 주면서 소변을 봄 △소변을 자주 봄 △밤에 소변 때문에 자주 깨야 함 △소변을 참기가 힘듬(급박뇨) △소변을 참지 못해 속옷에 소변을 지림(절박요실금) 등이 있다.
◆다양한 검사 통해 이상 유무 파악
대개 전립선비대증으로 진단되는 연령대는 50세 이상이다. 전립선비대증이 의심되는 환자가 병원에 오면 먼저 '전립선비대증 증상점수'(표 참조)를 파악한다. 증상의 심한 정도를 점수화해 숫자로 나타내는 설문조사다. 다만 증상점수표는 얼마나 심각한지 알아보는 것이며, 전립선비대증 진단용은 아니다. 다른 원인들로 증상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항문에 검지손가락을 넣어 직장 앞에 위치한 전립선을 만져서 검사하는 '직장수지검사'와 전립선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의 일종인 'PSA' 수치를 통해 이상 유무를 파악하는 '전립선 특이항원 검사'도 있다.
'전립선 초음파 검사'(경직장 초음파 검사)는 항문을 통해 초음파 탐촉자를 집어넣어 직장 앞쪽에 있는 전립성의 이상을 확인한다. 전립선은 크기가 작고 좁은 골반강 맨아랫쪽에 있기 때문에 복부초음파로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요속검사'는 전립선비대증 때문에 요도가 얼마나 막혔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간편한 검사다. 컴퓨터와 연결된 변기에 소변을 보면 단위 시간당 나오는 소변의 양을 그래프로 보여준다. 소변을 본 뒤 즉시 방광에 남아있는 소변 양을 측정하는 '잔뇨 검사'도 있다. 전립선비대증이 심하거나 방광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소변이 남게 된다.
아울러 '방광요도 내시경 검사'를 통해 잘라낼 전립선의 크기, 요도의 막힘 여부를 알 수 있다. 혈뇨가 있거나 방광암이 의심되면 반드시 해야 한다.
◆적절한 치료법과 시기가 중요
배뇨장애 증상이 얼마나 심한지, 방광 출구가 막혔는지, 전립선 크기가 얼마나 큰 지 등과 함께 환자의 심신 상태, 여러 치료법에 따른 효과, 치료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환자별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대구파티마병원 비뇨기과 김재수 과장은 "치료 시기 및 방법의 결정은 매우 중요하며, 시기나 방법을 잘못 결정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지고, 방광의 수축력이 심하게 떨어지면 평생 도뇨관을 차야 한다"며 "때문에 배뇨증상이 있는 경우,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 시기 및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뇨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는 1차로 약물치료가 가능하다.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을 원치 않는 경우에 해당된다.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기간 또는 평생 복용해야 하며, 이후 수술 가능성을 완전히 막을 수도 없다.
증상이 심한 환자의 경우 수술이 필요하다. 특히 급성 및 만성 요폐(방광에 소변이 괴어있지만 배출하지 못하는 상태), 재발성 요로 감염이나 혈뇨, 방광결석, 신부전(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고 배출하는 신장 기능의 이상), 방광게실(방광벽의 일부가 무너져 밖으로 튀어나온 것) 등이 있거나, 약물로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증상이 빨리 나아질 수 있고, 치료 시기만 맞다면 별다른 추가 치료가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약물 치료에 비해 합병증이 많다.
◆최신 레이저 수술법 합병증 최소화
여러 수술법 중에서 방광내시경을 통해 커진 전립선 조직을 잘라내는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은 가장 보편적인 수술법이다. 합병증으로는 역행성 사정(정액이 요도 바깥으로 방출되지 않고 방광 내로 역류하는 현상. 소변 속에 정액이 나오게 됨), 출혈, 요실금, 요도협착 등이 있다. 일부 환자는 수술 후 몇 주간 배뇨통과 급박뇨를 호소하기도 한다.
전립선이 너무 커서 내시경수술이 불가능하거나 방광결석이 있는 경우 개복수술을 한다. 비대해진 전립선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이어서 효과면에서 가장 뛰어나다. 하지만 상처 부위가 크기 때문에 입원기간도 길고 수술 후에 합병증 가능성도 높다. 대부분의 경우, 전립선 비대가 100cc 이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경요도 전립선절제술을 선호한다.
'레이저 전립선 수술'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수술법이다. 레이저 종류에 따라 여러 특징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처럼 내시경수술이면서 출혈 등의 부작용이 적다. 아울러 최근 개발된 홀륨이나 튤륨 레이저의 경우 큰 전립선인 경우에도 배를 절개할 필요없이 수술이 가능해 입원기간과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도움말 = 대구파티마병원 비뇨기과 김재수 과장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