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상 가장 문약한 왕조가 송(宋)나라였는데, 군기 빠진 오합지졸의 군대를 두고 왜 하필이면 '당나라 군대'라고 표현할까? 당나라 군대의 유래에 대해서는 몇 가지 풍설이 있다.
삼국통일기에 나당연합군이 결성되었는데, 단일 민족으로 군기가 엄정했던 신라군의 눈에 다수 민족으로 구성된 시끄러운 당나라군이 어설프게 보인 데서 나온 말이라는 설이 있다. 그 이전 안시성 전투에서 고구려군에게 패해 퇴각할 때의 당나라군 모습도 그랬을 법하다.
또 하나는 아편전쟁 때 해적 수준의 영국군에게 박살이 나고, 청일전쟁 때는 얕잡아 보던 일본군에게조차 무릎을 꿇은 중국군을 두고 나온 말이라는 것이다. 고려가 오늘의 코리아(KOREA)가 되었듯이, 국제적인 명성을 지녔던 당나라 또한 오랫동안 중국의 대명사였으니 중국군을 '당나라 군대'로 부른 것이다.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이스라엘군의 눈에는 아랍제국의 여러 군대가 당나라 군대로 보였을 것이다. 인구 700만의 이스라엘군이 3억의 주변 아랍국가 군대에 맞서 굳건히 나라를 지켜온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스라엘은 고등학교 졸업 후 남자는 3년, 여자는 2년간의 군 복무를 마쳐야만 대학 진학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군에서 동고동락하며 이해의 폭을 넓히고 다양한 인맥을 형성하며 더 성숙한 상태에서 대학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다. 결국, 군 복무 경험이 사회'경제적 성공 확률을 높여주기 때문에 병역을 피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해외여행이나 유학 등을 핑계로 출국하고서 귀국하지 않은 병역 미필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병무청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외국으로 나간 병역 기피자가 1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정치인들이 젊은 층의 표를 얻고자 군 복무 기간 단축을 앞다투어 공약으로 내세우고, 정권이 바뀌면서 주적(主敵) 개념조차 왔다갔다하는 판이니 이스라엘에서 당나라 군대라고 놀릴까 봐 겁난다.
군 복무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군 복무자를 우대해주는 사회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 지도층 인사나 부유층 집안의 아들, 그리고 인기 연예인 등의 병역 비리를 엄중히 다스려야 한다. 오늘도 사랑하는 아들을 군에 보내놓고 노심초사하는 부모들의 애틋한 마음을 생각하면 병역 기피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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