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나라 '가례' '17세기국어사전'
# "외숙의 자녀를 내형제" 근거 제시
민족 최대의 명절을 앞둔 이때 쯤이면 가정에서는 자녀들에게 집안 내력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다. 친가와 외가 성씨의 내력과 유명한 조상의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이 정도까지는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친척들의 호칭 문제에 이르면 그만 포기가 속출한다.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친척이라고 해봐야 사촌을 잘 넘어가지 않아 삼촌이나 고모, 외삼촌이나 이모 그리고 그들의 자녀인 사촌 정도까지 밖에 모르는 요즘 세태로 본다면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마주치는 친척들의 호칭과 자신과의 촌수를 정확하게 알아두라고 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어른들이라도 복잡한 촌수 이야기는 피하고 싶은 주제다.
이런 가운데 외사촌과 고종사촌을 이르는 '내외종'(內外從)의 명칭이 잘못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을 받고 있다. 내외종 간이라는 호칭은 종종 들을 수 있는 단어다. 고종사촌과 외사촌 사이를 일컫는 말이다. 나에게 외사촌이 된다면, 외사촌에게 나는 고종사촌이 되며 이런 관계를 내외종 간이라고 한다. 여기서 내종(內從)과 외종(外從)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내종이 고종사촌인가 외사촌인가의 문제가 발생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각종 국어사전은 고종사촌은 내종, 외사촌을 외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고모는 부계인 만큼 고종사촌은 내종이고 외삼촌은 모계라는 점에서 그 자녀인 외사촌에 외종의 '외' 자가 붙는 것이 당연하다는 취지에서다. 중학교 국어교과서에도 내종은 고종사촌으로, 외종은 외사촌으로 되어 있다.
이런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선 이가 있다. 계성중학교 국어교사를 지낸 최태연(77'사진) 씨로 그는 고종사촌이 외종이고 외사촌이 내종이라고 주장한다. 최 씨는 그 근거로 우리나라와 중국의 각종 자료를 예로 들고 있다. 송나라의 학자 주희(朱熹)가 가정에서 일용하는 예절을 모아 엮은 책인 '가례'(家禮)에는 '외숙의 자녀를 내형제라고 하고 고모의 자녀는 외형제라고 한다'고 되어 있다. 또 최 씨는 '중문대사전'의 '내형제는 외숙의 아들을 말한다'는 설명도 예로 들고 있다. 한국정신문화원이 1993년 펴낸 '17세기 국어사전'에도 '내형제는 외삼촌의 아들이다. 외형제는 고모의 아들이다'고 되어 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최 씨는 또 이수락, 류석우, 권오근 선생 등 유명한 한학자들에게도 자문한 결과를 제시하고 "우리 교육부가 내종, 외종도 구별할 줄 모르는 무식한 집단"이라거나 "내종과 외종을 거꾸로 알고 망발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걱정의 이야기를 전했다.
최 씨는 하루빨리 이 같은 호칭의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정부와 교육계는 물론 유림과 언론 등 각계의 관심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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