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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 나간 선수들 "올림픽 꿈 사라져…운동 종목 바꿔야 하나"

13일 찾은 포항 오천고 레슬링부. 1998년 창단한 이래 15년의 역사 동안 무수한 우승과 우수선수를 배출하며 금세 명문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7월 열린 문화체육부장관기 전국 학생레슬링선수권대회에서 전국의 유명 체육고를 제치고 고등부 자유형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 12월에는 전국레슬링 종합선수권대회에서 고등부 자유형 종합 2연패의 위업을 이루기도 했다. 2012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하고 베이징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97kg급 자유형 김재강 선수가 바로 이 학교 출신이다.

오천고 레슬링부 김양훈(51'포항시레슬링협회 전무이사) 감독은 "안 그래도 레슬링은 인기가 적고 훈련이 많아 아이들이 유독 힘들어하는 종목이다. 이제 올림픽에서 빠지게 된다면 아이들에게 어떤 희망을 제시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구미지역에는 사곡고 3명과 신평중 2명 등 총 5명의 레슬링 선수가 활약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전국대회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미래 레슬링 꿈나무로 하루하루 맹훈련을 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평택시 도곡중에서 합동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선수들은 당장 운동 종목을 바꿔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2011년 학교 체육의 활성화를 위해 8명의 선수로 창단한 경주 신라고도 팀 경력은 일천하지만 지난해 회장기 전국레슬링대회에서 준우승 2명을 배출할 만큼 의욕적으로 팀 운영을 하고 있다. 올해 각종 대회에 대비해 현재 부산에서 합숙훈련 중인 신라고 레슬링부는 올림픽 퇴출 종목에 올랐다는 발표에 선수들이 넋을 놓고 있다.

구미 신평중 이원준 감독은 "레슬링이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선수 수급부터 운영에까지 힘들게 꾸려오고 있는데 올림픽 종목에서 빠진다니 충격이다. 선수들이 레슬링을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그레꼬르만형(91㎏) 3위를 한 구미 사곡고 이규현(2학년) 학생은 "장래 꿈이 올림픽 금메달인데 희망이 사라졌다"며 허탈해했다.

김진만'이채수'전병용'신동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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