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도 심야 시내버스를 운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장기적으로 큰 폭의 택시요금 인상안(본지 2월 28일 자 1면 보도)을 만지작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 이용 시간대를 놓쳤거나 지하철노선이 없는 곳은 택시가 유일한 교통수단이지만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커 심야 시내버스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
그러나 대구시는 심야버스 도입에 난감해 하고 있다. 이용객이 적은데다 버스기사들의 업무 시간이 과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국 주요 도시에서 운행되고 있는 심야버스는 자정을 전후로 한 교통 수요를 메워주고 있다. 일상 시간대에 운행되는 버스와 달리 주요 간선 정류장을 둬 운행 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운행되고 있다. 현재 대구의 급행버스 형태다.
서울 등 수도권은 심야버스가 활성화돼 있다. 오후 11시 20분~이튿날 오전 2시까지 운행되는 심야버스의 노선은 자그마치 121개. 서울시는 여기에 더해 버스를 24시간 시민들의 발이 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새벽 시간대 택시를 타기 어려운데다 택시요금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에 따르면 7월부터 지하철과 버스가 끊기는 자정~오전 5시까지 8개 노선에서 심야버스가 운행된다.
부산도 심야버스를 2시간 정도 운행하고 있다. 총 8개 노선으로 막차는 오전 1시까지 운행된다. 부산시 교통국 노선관리계 관계자는 "심야버스 운행으로 경영상 이득을 내기 어려운 구조지만 시민 편의를 위해 심야버스를 계속 운행해야 한다"며 "특히 시민 세금으로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어 상대적 교통 약자인 외곽지에 있는 시민들을 더 고려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심야버스 도입에 소극적이다. 여기에는 심야 이용객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렸다. 실제 대구시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에 맞춰 버스 운행 시각을 자정 이후까지 연장한 적이 있었다. 대회 기간 8일 동안 한시적으로 운행할 요량이었지만 실행 하루 만에 철회했다. 시내버스 1천 대가 자정을 넘기며 운행에 나섰지만, 텅텅 빈 버스가 줄줄이 시내를 다니고 있었기 때문.
무엇보다 대구시는 버스기사들의 근무시간은 노사 단체협약에 명시된 것이라 개입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근로여건 악화에 대한 버스기사들의 반발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서울'부산과 비교하면 버스업계에 많은 돈을 들이고 있는 대구시가 소극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0년 기준 대구시의 시내버스 지원금은 버스 1대 당 5천400만원으로 서울시의 4천100만원, 부산시의 3천600만원 보다 많다. 더 많은 혈세가 들어가는 만큼 시민들의 교통 수요를 위해 버스업체들이 양보할 부분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정병화 대구시 버스노조 위원장은 "시민들의 발이 돼야 하는 버스의 입장에서 이용 수요가 많다면 심야 운행도 대승적 차원에서 머리를 맞대야 할 문제다"고 밝혔다. 정의관 대구시 대중교통과장도 "내년 도시철도 3호선 개통 이후 시내버스 노선이 조정돼야 하는 만큼 그때 정도면 심야버스 개설에 대해 업계와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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