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산 식자재 가격 껑충, 한국 장바구니 물가 휘청

중국 마늘·고추값 3배 뛰어…꽃게는 서해안서 중국 수출

중국산 농수산식품 가격이 2년 연속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국내 밥상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그동안 싸다고만 인식했던 중국산이 국산 못지않게 비싸짐에 따라 자국산 농식품 재배'유통'판매에 열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중국산 양파 1㎏(상품)은 1천900원으로 지난달(1천350원)보다 39.6%나 올랐다. 당근과 브로콜리, 양상추 등도 지난해보다 각각 57%, 30%, 29% 올랐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산 고추(건조)는 1㎏에 6천870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82% 급등했고, 밤(냉동)'양파(신선)'미꾸라지도 29~64%까지 올랐다.

이번 중국산 가격 급등은 이미 지난해 말 가격 상승 파동을 겪은 이후라서 국내 충격이 터 클 수밖에 없어 보인다. 지난해 11월 수입 마늘과 고추 가격이 무려 3배가량 올랐는데 이는 중국 현지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2012년 11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 동향'에 따르면 농축수산물 수입 가격지수는 2010년 1월을 100으로 할 때 109.6을 기록하는 등 수입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올해 중국산 수입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건 작년 매서운 한파로 현지 작황이 좋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당근의 경우 산둥성(山東省)과 푸젠성(福建省)에서 주로 수입하는데, 이곳 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10% 정도 줄었다. 이 때문에 중국산 당근 수입량도 전년보다 10% 줄어든 8만2천여t에 불과했다.

중국산 가격 상승의 또 다른 이유로는 중국 내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질 좋은 야채와 수산물 소비가 늘었기 때문. 꽃게의 경우 불과 수년 전 납 중독 파동을 일으킬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았지만, 최근 중국의 꽃게 수요가 급증하면서 오히려 한국 서해안 꽃게를 수입하는 역전 현상까지 발생했다.

중국산 식자재 가격 상승은 국가 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미 중국산 수입 농수산물이 우리 식탁 물가의 완충재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1992년 12억달러였던 중국산 농산물 수입 실적이 지난해 45억달러(4조8천889억원)로 4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중국산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나, 중국 현지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같은 가격으로는 절대 예년과 같은 양을 들여올 수 없게 됐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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