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대수의 풀어 쓴 풍수] 혈의 결지 조건과 이기(理氣)가 갖추어진 곳

혈(穴) 자리를 정하는 데는 형기론(形氣論·산의 모양이나 형세, 물형 등 눈으로 산의 생김새를 보아 생기가 응결되어 있는 자리를 찾는 풍수이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이기론(理氣論'패철로 88향법론에 따라 내룡과 수구를 격정하여 좌향을 잡는 풍수이론)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다.

산의 모양이 기세 왕성하게 잘 내려와도 이기법으로 적법하지 않으면 발복이 미약하고 그에 따른 재앙을 받는다.

내룡과 혈 자리가 순화가 잘된 곳에 점혈하였더라도 형기에 의한 발복은 받아도 이기가 맞지 않으면 형기로 인하여 귀하게 되더라도 뜻하지 않은 재앙을 당하거나 주변으로부터 질시와 경멸을 받다가 결국은 실패한 귀인이 된다.

재물도 정당한 방법이 아니고 부정적인 편법으로 모아 부를 누리기 때문에 결국은 화를 당하게 된다. 형기는 자연 상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이기는 주어진 환경을 풍수사의 역량으로 조절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기론을 잘 활용하면 발복은 기대할 수 없더라도 악살을 막고 재앙은 피할 수 있다.

묘소 주변이 무너지거나 도랑이 깊게 팬 곳은 자손에게 반드시 해가 있다. 산고곡심(山高谷深)이라 산은 높고 골짜기가 깊은 곳에서는 혈 자리를 찾지 않는 것이 좋다. 돌로취풍(突露吹風)이라 홀로 돌출되어 팔방으로부터 바람을 많이 받는 곳은 피해야 한다. 장풍이 잘 될 수 있는 적당히 낮고 안정된 곳에서 혈을 찾아야 한다.

혈의 크기를 셋으로 나누어보면 국반혈(國班穴), 중도반혈(中道班穴), 소경반혈(小卿班穴)로 우리 조상이 애써 찾아왔던 혈이 중도반혈이다.

좋은 혈 자리로 생기가 뭉쳐 있다는 곳은 대개가 폭이 3m 정도로 소경반혈이며, 유효기간은 100년쯤이니 3대까지 본다. 이런 곳을 정확하게 찾아 쓴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삼년심룡십년점혈(三年尋龍十年點穴)이라고 하였다. 즉 용(龍=山)을 찾는 공부는 3년 걸리고, 혈(穴)을 찾는 공부는 10년 걸린다는 뜻이다. 이는 진혈을 찾아내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생기가 모여 있는 명당 자리는 정확한 위치에 점혈하지 않으면 패가하는 경우가 많다. 혈 자리 부근에 노출된 암석이 자황색 또는 백색으로 밝은 빛을 띠고 있는 암석들은 길하고, 추하면서 괴암석이나 각이 되어 거칠거칠하면서 검은 암석이나 퍼석퍼석하며 부스럼 같은 암석들은 흉한 암석들이다.

묘소 뒤에 산이 기왓장의 골처럼 여러 가닥으로 파이고 골진 땅은 자손보존이 어렵고 있는 재물도 지탱하기 어렵다.

진대수(풍수가·수필가(jds36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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