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러분의 생각은?] 막말 세태

스스로 품격 떨어뜨리고 신뢰 잃는 행동

'독'을 지닌 동물을 살펴보자. 전갈은 꼬리의 독으로 자신을 위협하는 상대를 공격한다. 뱀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위협하는 상대를 물어 입으로 독을 내뿜는다. 공격하지 않고 자신을 보호하는 동물도 있다. 복어는 몸속에 독을 지니고 있어 잡아먹히면 그때야 복수한다.

이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몸집이 작고 약하다는 것이다. 만일 독이 없으면 자신을 위협하는 상대와 맞서 싸울 만한 강력한 발톱이나 뿔이 없다. 재빠르게 도망칠 수 있는 발이나 날개를 가진 것도 아니다.

더구나 이들은 필요에 의해서만 독을 지니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전갈은 세계적으로 1천 종이 넘게 있지만 사람에게 치명적인 독을 가진 전갈은 20여 종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16종의 뱀이 사는데 살모사 등 '독사'는 4종에 불과하다.

독을 지닌 대부분의 동물은 독을 '필살기'로 사용하지 않고 '생존'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덕분에 생태계는 균형과 조화로 유지된다.

그런데 만일 힘센 호랑이나 사자가 독까지 지니면 어떻게 될까? 먹이사슬 아래에 있는 다른 동물은 '멘붕' 상태에 빠질 것이다. 살아남을 길이 더욱 절박해지기 때문이다. 살맛 안 난다.

그러다 보면 결국 모든 동물이 너도나도 독을 몸에 지니고, 마구 쓸 것이다. 힘센 동물의 횡포에 몸집이 작고 약한 동물들은 생존을 위해 더욱 강한 맹독을 지닐 수밖에 없다.

요즘 우리 사회에 팽배한 독은 '막말'이다. 그런데 높은 지위에 있고, 일거수일투족이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는 '공인'일수록 그들이 쓰는 막말이 주는 상처나 폐해는 크다.

판사가 판결문을 읽는 것 외에 피고인에게 막말을 하면 재판의 권위와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

앞으로 과연 어느 국민이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할까? 국회의원의 막말은 정치권의 품격을 떨어뜨려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깎아 먹는 꼴을 만든다. 앞으로 과연 어느 국민이 소중한 표를 줄까?

요즘 공인들의 막말 퍼레이드에 국민들은 너도나도 분노(맹독)를 품게 됐다. 부지런히 공무 수행하라고 세금을 준 것이지, 막말이나 하라고 세금을 준 것은 아니다. 이제 그 입 좀 다물라.

익명 요구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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