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벽해'(桑田碧海).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했다는 뜻으로, 세상이나 지형이 몰라볼 정도로 달라졌을 때 흔히 쓰는 사자성어다.
대구 달서구에 있는 대구수목원. 올해로 개원 11주년을 맞은 대구수목원은 상전벽해란 말이 딱 들어맞는 곳이다. 생활쓰레기가 묻힌 매립장이 대구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친환경 녹색공간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쓰레기매립장→수목원
1986년 12월부터 1990년 4월까지 대구 시민의 생활쓰레기 410만t가량이 지금의 대구수목원 자리에 매립됐다. 그 이후 10년 가까이 특별한 대안 없이 장기간 방치되는 바람에 이 일대는 시민들이 찾기를 꺼리는, 민원이 쌓이는 버려진 공간이 되고 말았다.
쓰레기매립장을 수목원으로 바꾼 '일등공신'은 대구지하철공사였다. 1996년부터 1997년까지 대구지하철건설 등 각종 건설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잔토 150만㎡를 활용해서 평균 6, 7m 높이로 흙을 덮었다. 이렇게 복토한 곳에 1997년부터 2002년까지 5년에 걸쳐 도시형 수목원을 만들었다.
버려졌던 쓰레기매립장이 생태적 식물공간으로 복원돼 시민'학생들의 자연탐구와 식물 학습공간으로 변신한 것이다. 이 덕분에 대구수목원은 2002년과 2005년 환경부로부터 자연생태 복원 전국 우수 사례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찾기 쉬운 대구수목원
계절의 변화를 느끼기 힘든 도심과 달리 대구수목원은 '봄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봄의 전령인 꽃들이 만발해 손님들을 맞고 있는 것. 느티나무 숲이 터널을 이룬 수목원 입구를 지나면 봄의 향기에 흠뻑 젖을 수 있다.
대구수목원은 다른 수목원에 비해 도심 가까이 있어 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도시철도 1호선 대곡역에 내려 유천네거리에서 앞산순환도로 방향으로 1㎞만 가면 수목원에 닿을 수 있다.
탁월한 접근성에다 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해 시민들에게 식물과 관련된 지식을 널리 알려주는 덕분에 수목원을 찾는 손님이 갈수록 늘고 있다. 한 해 170여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대구를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24만8천㎡(약 7만5천 평) 면적에 23개 테마로 구성된 수목원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화목원 야생초화원 습지원 약용식물원 염료식물원 방향식물원 괴석원 등 21개의 원(園)에는 소나무 전나무 이팝나무 층층나무 등 15만 그루의 나무와 깽깽이풀 복수초 금낭화 등 1천300여 종 30만여 포기의 꽃들이 심겨져 있다.
◆주변 등산로도 금상첨화!
수목원에는 진귀하고 특색 있는 곳들이 많다. 약초원과 약용식물원을 비롯해 우리나라 산야의 야생화를 모아놓은 야생초 화원, 물가에서 잘 자라거나 습기를 좋아하는 식물들을 모아놓은 습지원, 시민이 직접 나무를 심고 가꾸는 기념식수원 등이 볼만하다. 식물에서 만들어지는 색소를 이용해 천연염료로 사용 가능한 식물을 모아놓은 염료식물원, 특이한 향기가 나는 식물이 있는 방향식물원, 세계 130여 개 식물원과 종자 교환으로 확보한 200여 종의 외래식물을 볼 수 있는 외국식물원 등도 빠트릴 수 없다. 이와 함께 대구경북의 희귀식물을 연구하고 멸종 식물 복원 사업도 진행 중이다.
선인장 온실, 분재원 등도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며 분수대와 산림문화전시관을 지나 수목원의 끝 죽림원 샛길, 방향식물원과 괴석원을 잇는 오솔길 등 숲 해설을 들으면서 둘러보는 데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여기에 식물원을 감싸고 있는 인근 산들을 잇는 등산로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김희천 대구시수목원 관리사무소장은 "생활쓰레기 매립으로 장기간 방치되어 왔던 곳을 전국 최초로 친환경적인 녹색공간인 대구수목원으로 탈바꿈한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며 "대구의 명소로 자리 잡은 대구수목원을 자연과 시민이 함께하는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더욱 잘 가꾸고 보전해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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