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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동물실험 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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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 차이가 겨우 3%라는 발표가 인간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2000년대 그 차이가 더 좁혀져서 2%가 되었을 때 인간은 당황했다. 광고 카피가 더 유행했던 한국 음료수 브랜드가 전 세계로 퍼졌는지 모를 일이지만 인간은 2%의 차이 속에 엄청난 비밀이 존재한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을 테다.

지난 주말 달성공원에서 한참을 침팬지 앞에 앉아 있었다. 구경꾼들을 향해 몸뚱이를 드러내고 잠에 빠져 있는 침팬지에게서 98%의 동질감은 찾을 수 없었다. 모양새는 털 좀 뒤집어쓰고 내가 누워 있으나 별반 다를 것 없는 모습인데 2%의 차이가 나와 침팬지를 분명하게 갈라놓았다.

최근 국내 한 화장품 원료 제조업체에서 동물 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발표를 했다. 쌍수 들어 환영할 일인데 올해 초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인의 97%가 동물실험 화장품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한다. 유럽연합(EU)에서는 2004년부터 화장품 완제품에 대한 동물실험금지 결정이 있었고 지난 3월에는 동물실험 화장품의 수입과 유통, 판매를 전면 금지시키는 규정을 통과시켰다. 적어도 화장품의 경우 동물실험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눈과 관련된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 토끼의 눈 점막에 화학물질의 자극성을 실험하는 드레이즈 테스트나 실험동물의 절반이 죽는 데 얼마만큼의 화학물질이 필요한지를 실험하는 반수치사량실험은 효용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 유럽연합의 입장이다.

동물실험을 대체할 방법은 이미 충분하다. 사람의 세포를 배양해 실험하는 방법도 있고 유정란 등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인간의 안전을 내세워 동물실험이 행해지고 있다. 심지어 이미 실험이 끝난 물질에 대해서도 매번 동물 몇 마리 분의 실험 결과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동물실험에 반대하는 척하면서 중국이나 베트남 등에서 실험을 하는 기업도 있다. 다행이라면 동물보호단체의 목소리에 시민사회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 68.8%가 법적 규제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올해 정부에서는 동물대체시험법 검증'평가예산을 일반사업비로 편성했다.

인간이 침팬지와 다른 2%는 토끼 눈에 넣을 화학물질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토끼 눈에 화학물질을 넣지 말라고 말할 줄 아는 능력일 것이다. 2% 다른 능력을 발휘하고 싶다면 국제 동물구조 단체 HSI(www.hsi.org/becrueltyfree)와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http://www.ekara.

org)를 방문해 보라. 작은 노력이 한국을 아시아 최초의 크루얼티 프리(Be Cluelty-Free) 국가로 만들 수 있다.

권오성(대중음악평론가) museero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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