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이란 단어가 요즘처럼 무색하게 느껴질 때가 또 있을까 싶다. '서로 이웃에 살면서 정이 들어 사촌 형제나 다를 바 없이 가까운 이웃'이란 말은 더 이상 우리 사회에 끼어들 틈이 없어 보인다. 층간 소음으로 벌어지는 살인, 방화는 이제 새롭게 여겨지지도 않는다. 사촌이 되어야 할 이웃은 소음을 일으키는 악마로 돌변해 버렸다.
차가운 시멘트로 지어진 아파트는 인간의 마음도 차갑게 만들었나 보다.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다 보니 삶의 여유나 정서적 안정을 찾기가 어려운가 보다. 불안한 사회 상황이나 각박한 현실은 우리의 신경을 더욱 예민하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예민함과 날카로움이 층간소음이라는 이웃의 문제를 사회문제로 확대시킨 건 아닐까? 느림의 미학, 차 한잔의 여유, 배려와 소통이 절실하다.
그나마 앞집, 옆집, 아랫집, 윗집의 아저씨 아주머니 얼굴을 보며 차 한잔 하던 반상회는 어느 순간 사라지고 말았다. 백일 떡 돌리는 새댁의 모습도, 수능 엿을 건네던 아저씨의 다정한 손길도 그립기만 하다.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피해자는 언제든 가해자로 바뀔 수도 있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 절실히 필요하다.
거실에 매트를 깔고 두꺼운 실내화를 신는 정도의 배려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층간 소음으로 오랫동안 다투던 새댁과 아랫집 아주머니가 집을 바꾸어 생활해본 뒤 서로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게 돼 다정한 이웃사촌으로 바뀌었다는 사연을 TV에서 본 적도 있다.
카톡 친구, 페이스북 친구로 이웃의 이름을 등록하는 건 어떨까?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포스트잇을 엘리베이터 게시판에 붙여보는 건 어떨까? 소통과 대화로 층간소음을 90% 이상 자체 해결할 수 있단다.
정정용(대구 달서구 파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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