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대생 A씨 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일주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세간의 큰 관심을 모은 이번 사건의 피의자는 지난달 25일 새벽 삼덕동 클럽에서 A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성범죄 전과자 조명훈으로 드러났다. 사건 발생 일주일 만이다. 그새 추가 범죄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엉뚱한 용의자를 쫓느라 헛심만 쓰고 공조 수사를 소홀히 하는 등 수사력에 큰 구멍이 뚫렸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당초 A씨를 태운 택시 기사를 용의 선상의 첫 머리에 올리고 수사력을 집중했다. 경찰력을 총동원하다시피 해 삼덕동 클럽 일대와 시신 발견 장소로 통하는 도로 등의 CCTV를 샅샅이 훑어 31일 기사를 긴급체포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체포 5시간 만에 풀어주고 조 씨를 검거했다. 하룻밤 새 용의자가 바뀐 것은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헛다리를 짚었음을 증명한 것이다.
피의자 조 씨는 2011년 초 울산에서 미성년자를 성추행하다 붙잡혀 실형을 받은 전과자로 신상 정보가 공개돼 있다. 경찰이 A씨의 휴대전화 최종 위치로 확인된 북구 지역 성범죄 전과자를 우선 조사했더라면 사건을 쉽게 해결할 수 있었는데도 택시 기사를 찾는 데 시간과 경찰력을 낭비했다. 물론 기사의 결정적 제보로 사건의 실마리를 풀긴 했지만 가장 기본적인 단서를 등한시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동안 정부는 성범죄 예방 차원에서 '성범죄자 알림e' 구축 등 성범죄 전력자 감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이번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듯 실제 경찰 일선에서는 관련 정보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 등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다. 성범죄 예방 효과도 낮고 경찰조차 등한시하는 시스템이 된 것이다. 이런 상식 밖의 수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경찰의 대오각성과 재발 방지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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