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조지 입(George Yin) 교수는 '토털 글로벌전략'(Total Global Strategy: Managing for Worldwide Competitive Advantage)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기업의 글로벌 전략과 조직역량을 산업의 글로벌화와 연계시켜 분석한 내용으로 당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는 1994년 '국제화 시대의 세계경영 전략'이란 제목으로 번역 출판되었다.
토털 글로벌전략은 기업이 속한 산업이 어느 정도 글로벌화되어 있는지, 그리고 기업의 전략은 어느 정도 글로벌화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게 기업의 글로벌 전략 수립과 실행과정을 제시했다. 우선 기업의 현재 위치와 갖고 있는 자원을 확인한다. 다음에 관련 산업의 글로벌화 촉진 요인들인 시장, 비용, 정부, 경쟁 등을 분석한다. 그 결과에 따라 글로벌 전략 수단(시장 참여, 제품, 위치, 마케팅, 경쟁행동)을 선택한다. 또 이러한 전략을 실천하는 조직의 능력으로 조직구조 설계, 경영관리 과정, 인력, 문화 등을 제시했다.
토털 글로벌전략은 시종일관 모든 산업은 글로벌화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기업도 마찬가지로 글로벌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기업의 전략이 산업의 글로벌화 수준에 부합될 때 잠재력을 전부 쏟아낸다고 한다. 그렇지 않고 기업전략이 산업의 글로벌화에 미치지 못하면 잠재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반대의 경우는 기업이 글로벌전략 수행 초과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토털 글로벌전략' 분석 틀을 도시발전에 적용해보자. 도시 전체를 하나의 경영주체로 보고 지방정부 수장을 경영자로 가정한다면 가능하다. 먼저 도시의 발전 수준과 갖고 있는 자원을 확인해 본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도 파악한다. 지역내총생산(GRDP), 인구, 광물'관광 등 자원, 인프라'노동력 수준, 기업활동, 외국인투자 등 현황을 분석한다.
다음으로 도시가 속한 국가 및 지역(아시아, 유럽, 미주 등)의 글로벌화 촉진 요인들을 살펴본다. ▷국가 지역 간 소득의 격차, 생활패턴, 글로벌 소비자 출현 등 시장요인 ▷기술혁신 속도, 운송수단의 발달 등 비용요인 ▷관세 비관세 장벽의 축소, 경제블록의 출현 등 정부요인 ▷외국인 투자와 관광객 유치, 글로벌 도시 출현 등 경쟁요인을 분석한다.
도시의 장단점과 국가 및 지역의 글로벌화 정도에 대한 분석결과를 얻었다면 이제부터는 무엇을 갖고 어떤 글로벌 시장에 참여하며, 어떻게 마케팅을 하고 누구와 협력하고 경쟁해야 하는지에 대한 도시의 글로벌 전략을 마련한다. 여기에는 주재원 파견을 통한 글로벌 도시 벤치마킹, 해외 교류를 통한 기술 및 노하우 도입, 인프라 정비를 통한 외국자본 유치 등 도시산업과 경제의 활성화 전략이 있다. 또 글로벌 도시와의 자매도시 교류, 외국 학술기관과의 교류, 외국 유학생 유치 등 문화 및 교육의 글로벌화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나아가 정보의 외국어화, 외국어 표시 확대 및 다양한 이벤트 개최를 통해 외국인이 지내기 편한 도시건설 등 관광 활성화 전략을 마련한다.
이처럼 도시의 글로벌화 전략이 수립되면 이를 실행할 조직구조 설계와 예산 편성, 인력배치 및 조직문화를 형성한다. 권한을 집중할 것인지 아니면 분산할 것인지 정하고, 글로벌 전략 실행의 성과에 대한 평가와 보상은 어떻게 할지 명문화한다. 우리 문화를 잘 아는 외국인을 고용해야 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화된 국내 인력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 또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는 인력을 하나의 도시문화에 묶어서 시너지를 얻어야 한다.
토털 글로벌전략에서 특히 강조하는 것이 글로벌 인력이다.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도시의 글로벌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도시 성공의 핵심이다. 여기에 좋은 사례가 있다. 중국의 도시(지방정부) 공무원들은 모두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만 승진할 수 있게 제도적으로 평가기준과 성과보상을 상세히 규명했다. 따라서 중국의 공무원들은 외국인 투자 유치 및 글로벌 고급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어쩌면 토털 글로벌전략을 쓴 조지 입 교수가 현재 중국혁신센터장(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CEIBS)으로 있는 것도 당연한 것 같다. 이제 도시의 글로벌화 추진 전략을 대구시에 적용하는 것은 어떤가. 대구시가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나는 데 필요하지 않을까.
김창도/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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