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사랑 대구자랑] <24>사통팔달 교통·게임산업 메카

마지막 남은 하늘길만 열면 '지구촌이 이웃'

근대화·산업화 주역인 고속도로가 등장하면서 대구는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로 각광을 받았다. 대구의 관문인 금호JC 야경.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근대화·산업화 주역인 고속도로가 등장하면서 대구는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로 각광을 받았다. 대구의 관문인 금호JC 야경.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산 게임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에 본사를 둔 게임업체 KOG가 지난달 동성로 축제에서 마련한
대구산 게임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에 본사를 둔 게임업체 KOG가 지난달 동성로 축제에서 마련한 '엘소드 코스프레'행사.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사통팔달 교통

우리나라 최초의 피아노는 어디로 들어왔을까. 부산이나 인천을 떠올리기 쉽지만 정답은 대구다. 사이드 보텀 선교사가 미국에서 가져온 피아노를 1900년 3월 26일부터 28일까지 대구 달성군 화원 사문진 선착장에 내려 대구 종로의 집까지 3일간에 걸쳐 옮긴 것. 한국 최초의 피아노가 대구 달성군 화원읍 사문진 나루터로 유입됐다는 것은 대구가 대한민국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낙동강을 통해 배가 오가던 시절, 대구는 교통의 요지였다.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1938년 3월 자본금 3만원으로 대구 중구 인교동에 삼성상회를 설립했다. 경남 의령 출신인 이 회장이 삼성의 출발지를 대구로 선택한 이유는 뭘까. 영남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대구가 농수산물과 화물이 모여드는 요충지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구가 경부선 철도를 비롯해 사통팔달로 뚫린 교통망을 갖고 있는 덕분에 사업할 장소로 대구를 고른 것이다.

근대화'산업화의 또 다른 주역인 고속도로가 등장한 이후에도 대구는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로 각광을 받았다.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대구는 서울'부산과 활발히 교류하면서 대한민국 산업'상업을 부흥시키는 선구자 역할을 해냈다.

대구를 내륙(內陸)도시로 규정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구를 찾은 외국인들은 대구를 내륙도시이자 해양도시로 일컫기도 한다. 고속도로와 철도를 통해 항구도시인 포항'부산과 한 시간 이내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대구를 해양도시로 보는 것이다.

서울, 부산 등 다른 대도시와 달리 교통체증이 덜한 것도 대구가 가진 자랑거리다. 대구를 찾은 외지인들은 대구의 교통이 원활한 것을 보고 매우 놀라면서 한편으로는 부러워하기도 한다. 대구는 도시의 영역과 거리망이 중심에서 햇살처럼 사방으로 뻗어 이루어진 방사형도시(放射形都市)인데다 도로망이 잘 갖춰져 교통체증이 다른 대도시보다 훨씬 덜한 편이다. 교통체증으로 도로에서 낭비하는 시간이 적다는 것은 그 도시가 가진 경쟁력임이 분명하다.

사통팔달의 교통을 지닌 대구가 아직 성취하지 못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하늘길이다. 변변한 국제공항을 가지지 못한 대구를 비롯한 영남권 주민들은 인천공항을 이용해야 하는 탓에 해마다 지불하는 비용이 6천억원이나 된다. 영호남을 비롯한 남부권 발전을 위해서도 신공항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늘길을 여는 것이 지역 발전의 지름길인 것이다.

사진. 근대화'산업화 주역인 고속도로가 등장하면서 대구는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로 각광을 받았다. 대구의 관문인 금호JC 야경.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게임산업 메카

대구 게임업계의 성장세는 괄목상대할 만하다. 대구 37개 업체의 매출액은 2007년 636억8천만원이었다. 이후 매년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2011년 899억7천만원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매출 1천억원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하나의 게임이 대구 전체를 먹여 살리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지역 게임업체 KOG가 내놓은 게임 '엘소드'는 최근 북미 게임 포털 '스팀 그린라이트'의 인기 게임 TOP 5에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250여 명의 개발인력을 보유한 KOG는 물리 시뮬레이션과 렌더링 등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대구에서 선보인 또 다른 국민 게임은 라온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테일즈런너'. 아프리카 TV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이 게임은 최근 랭킹 시스템을 도입해 1천만 명의 이용자들과 달리기 실력을 겨룰 수 있게 됐다.

대구 게임업계는 개발 분야도 다양하다. 온라인 게임, 스마트앱 게임, 콘솔 게임, 게임 캐릭터 디자인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대구 게임산업의 '빅3'로 불리는 KOG, 라온엔터테인먼트, 민커뮤니케이션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유일하게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게임 중독 걱정 없는 국민 게임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구 게임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수도권 못지않은 인력수급과 마케팅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 2005년 설립된 '대구게임아카데미'는 관련 전문인력들을 배출하고 있다. 대구게임아카데미는 실무에 투입 가능한 게임 개발 인력을 장기 프로젝트 과정을 통해 매년 30여 명씩 양성하고 있으며, 게임업체 재직자를 위한 단기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또 게임의 역기능을 해소하고 순기능을 널리 홍보하기 위한 '대구 글로벌 게임문화 축제'(e-Fun)도 10월에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업종 중 해외에 바로 나가 단독으로 서비스를 판매하거나, 메이저 현지업체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제품은 별로 없다. 하지만 게임은 지역에서 바로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게임은 시작 자체가 무형의 아이디어와 스토리로 이뤄지는 창조산업이기도 하다. 기획, 디자인, 그래픽, 마케팅, 운영 등 수많은 일자리도 만들어 내고 있다. 대구의 전략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대구의 게임산업, 대구의 미래를 활짝 열어젖히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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