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34%에 이른다. IMF 외환위기 전 외국인들 비중은 13.7%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기관과 개인을 제치고 국내 최대 큰손으로 자리 잡았다. 외국인들 비중이 높아지면서 한국 증시에 대한 신뢰도가 향상된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외국인들 때문에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점은 문제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외국인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국내 증시는 폭락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외국인들의 귀환 시점에 쏠리고 있다. 외국인들의 귀환 여부가 국내 증시 향방을 결정하는 방향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문가들의 관측은 엇갈리고 있다. 민상일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질적인 상황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증시 귀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포르투갈 금리 폭등 등 유럽발 불확실성이 외국인들의 국내 복귀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구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위기가 미국과 중국 이슈에 가려져 있을 뿐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유럽발 위기가 가시화될 수 있다. 하반기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기 전에 거대한 불확실성을 먼저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이 완료됨에 따라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뱅가드는 지난해 벤치마크 지수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서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로 바꾸면서 올해 초부터 코스피시장에서 매주 4천억원 가까운 자금을 빼냈다. 국내 주식시장은 MSCI에서는 신흥국에 포함돼 있지만 FTSE에서는 선진국으로 분류돼 있다. 이 때문에 뱅가드가 FTSE를 따르게 되면 자연스럽게 선진시장 상장지수펀드 자금이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박승영 대우증권 연구원은 "벤치마크 변경으로 뱅가드는 6개월 동안 9조원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기계적 매매를 종료하고 이제는 한국을 선진시장으로 분류한다. 앞으로 한국 시장은 호전 중인 선진시장 수급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세원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초부터 진행되어 온 뱅가드 이슈가 제거된 것은 긍정적이다. 외국인 수급이 긍정적으로 바뀌면 최근까지 외국인들이 많이 빠져나간 종목들이 다시 빛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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