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병을 알자] 통 풍

화려한 술자리 끝 불청객…방치하면 만성 관절염

통풍은 류마티스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적절하고 꾸준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도 호전시키고 재발도 막을 수 있다. 아울러 병의 진행으로 인한 관절 파괴나 신장 등 다른 장기의 손상도 막을 수 있다.
통풍은 류마티스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적절하고 꾸준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도 호전시키고 재발도 막을 수 있다. 아울러 병의 진행으로 인한 관절 파괴나 신장 등 다른 장기의 손상도 막을 수 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먹거리가 풍성해지면서 발병률이 높아지는 질병들이 많다. 저녁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어울려 술과 고기를 곁들인 식사를 즐긴 다음 날 새벽에 흔히 발생하는 통풍도 그렇다. 통풍은 수천 년 전부터 인류를 괴롭혀왔다. 이때문에 예로부터 '왕의 병'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술과 안주를 배불리 먹은 후에 갑자기 발생하기 때문이다.

회사원 김종훈(가명'36) 씨는 술을 마신 다음 날은 발목이 아파서 견딜 수 없었다.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날 회식 후 통증이 너무 심해서 병원을 찾았다. 혈액검사상 요산 수치가 상당히 높았고, 왼쪽 발목에 요산이 쌓여 있었고, 주위 조직에 염증도 있었다. 통풍이라는 진단을 받고, 항염증제와 요산 배설촉진제를 사용해 조절하고 있다.

◆통증 사라졌다고 치료 중단해선 안 돼=전형적인 '급성 통풍성 관절염'의 발작은 대개 한쪽 엄지발가락에서 오는 극심한 통증으로 시작된다. 병원을 찾지 않을 수 없을 만큼 통증은 격렬하고 극심하다. 하지만 응급조치를 취하면 쉽게 없어진다. 하지만 통증이 가라앉는다고 조기에 치료를 중단하면, 만성 통풍성 관절염으로 진행되는 사례도 많기 때문에 결코 가볍게 볼 질환이 아니다.

통풍은 체내 대사 산물인 요산이 혈중에 지나치게 많이 있을 때 발생 가능성이 높다. 즉 고(高)요산혈증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요산이 요산염 형태로 관절이나 콩팥 등에 가라앉을 때 발생한다. 대개 고요산혈증을 가진 환자들이 술이나 요산이 풍부한 음식을 먹은 뒤 또는 과도한 스트레스나 추위에 노출된 경우 급격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전형적인 통풍의 첫 발작은 한쪽 엄지발가락 관절의 극심한 통증과 종창(관절 부위가 부어오름)의 형태로 나타난다. 물론 발등이나 발목, 무릎, 손목 관절 등에도 나타날 수 있다. 대개 치료 없이도 몇 주 안에 통증은 가라앉는다. 그러나 워낙 아프기 때문에 대부분 이때 병원을 찾는다. 정작 문제는 통증이 가신 뒤 치료를 중단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체내에 요산이 쌓이지 않도록 주의=통풍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통풍성 관절염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되면 인체의 여러 관절을 침범해 관절을 파괴시키고, 요산염 덩어리가 콩팥(신장)을 비롯한 체내에 축적된다. 심할 경우에는 요산염 덩어리가 피부를 뚫고 나오기도 하는데 마치 비지처럼 보인다. 결국 요산이 체내에 쌓이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혈압이 있거나 비만인 사람, 신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 당뇨병 등 성인병이 있는 사람은 요산이 많은 식품을 줄여야 한다. 술은 체내의 요산 배출을 억제하기 때문에 반드시 금주해야 하며, 특히 맥주는 금물이다.

한편 증상이 없는 고요산혈증은 질병이 아니다. 미리 통풍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고요산혈증이 지속되면 류마티스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좋다. 아울러 통풍성 관절염은 초기에 극심하다가 만성 관절염으로 바뀌면서 증상이 덜해질 수도 있다. 덜 아프다고 병이 나았다고 판단해선 안 된다. 오히려 병의 진행에 더 주의해야 한다. 요산 수치가 떨어져도 급성 통풍성 발작이 올 수 있다. 때문에 요산 수치가 떨어졌다고 해서 환자 마음대로 약을 중단하면 안 된다.

도움말 = 계명대 동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상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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