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미애 교수의 부부·가족 상담 이야기] 빚지기 반복하는 남편, 갚는 책임은 가족에게

저는 빚을 지면서 무책임하게 살아온 남편을 둔 주부입니다. 신혼 초를 돌이켜보면, 시부모님 또한 갓 시집온 저에게 시댁 친척에게 빌린 돈을 갚으라 하셨고 심지어는 사채업자나 빚쟁이들의 채무 해결에 대한 요구에도 시달리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더욱 힘든 것은 가정을 위해 사업을 한다며 저지르는 남편의 빚입니다. 증권투자로 진 빚과 사업 명목의 친구 빚도 모두 제가 갚아야 했고 얼마 전에는 가족에게 큰돈을 빌리고도 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갚아주면 또 거액의 새로운 빚이 출현하고…. 저희는 안 먹고 안 입고 절약하며 열심히 살아왔지만 남편의 빚에 평생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모두가 파산할 것 같은 위기를 느끼고 있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려면 저희 남편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남편께서 가정경영에 중심이 되어서 아내와 자식들을 잘 이끌어 가시면 아내는 얼마나 든든하고 편안했을까요. 그러나 결혼생활 내내 남편께선 적지 않은 빚을 졌고, 그에 대한 책임은 아내나 자녀에게 떠넘기는 일을 반복해옴으로써 귀하는 매우 힘들고 마음의 고통이 심했으리라 짐작이 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가정을 생각하고 가정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누구보다도 돈을 많이 벌어 가족의 안위를 생각하려는 분임은 틀림이 없는 것 같군요. 그런 면에서 우선 남편의 입장을 보면 가장으로서 본인이 사업과 증권투자를 위해 보다 빠른 시기에 많은 돈을 벌어 가족을 잘 먹이고 잘 살게 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방법에 있어서 돈을 다루고 저축하고 활용하는 기초적인 경제관념이 미숙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의 두 가지로 원인을 볼 수 있겠습니다. 남편의 가난했던 어린 시절 가정환경을 보면, 시아버지는 본인이 열심히 땀 흘려 번 돈으로 가족을 돌보기보다는 급하면 사채나 은행의 돈 또는 가족의 돈을 쉽게 빌려 사용해 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에 따른 채무의 책임은 다른 가족에게 떠넘기는 패턴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빚 갚는 책임을 갓 시집온 며느리에게 떠넘길 정도였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 온 귀하의 남편은 경제적 문제에 부딪혔을 때의 문제 해결 및 대처방식을 왜곡되게 학습할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결과, 계속해서 빚을 지는 악순환으로 인해 빚 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군요.

지금 가족들은 남편의 무책임한 빚 지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변화를 요구하고 대처해야 합니다. 남편의 행동에 가족이 얼마나 희생과 고통을 당하는지, 그로 인해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얼마나 회의적인지, 온 가족이 얼마나 그를 떠나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솔직하고 담대한 대화의 장이 필요합니다.

그런 한편, 남편은 개별적으로 왜곡된 경제관념에 대한 정신과적 도움을 받을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즉, 약물치료가 중심이 되는 치료를 받게 되면 충동성과 흥분 또는 쾌락 위주의 안정적이지 못한 판단이 될 경우를 차단하고 정서적 평정을 찾는 것에 많은 도움을 주리라 봅니다. 귀하의 남편 빚 중독적 행동에 대하여 가능하다면 정신과적 약물치료와 함께 상담치유가 병행되는 가족치료가 필요하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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