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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과 육당…열살 아래 독립운동 동지 육당 변절하나 '굶주린 개'에 비유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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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등은 자에 아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로 시작되는 독립선언서는 육당 최남선이 초를 잡았다. 황실 유학생으로 일본에 유학했던 육당은 근대화의 주역으로서 젊은이의 개화 계몽이 시급하다며 종합잡지 소년을 발간하기도 했다. 한국사를 비롯한 민속연구 및 신문학 운동에 우뚝한 자취를 남겼다. 그러나 3'1운동으로 투옥된 후 일제의 회유에 넘어가 친일의 길로 돌아섰다. 일제 말기에는 침략전쟁을 미화 선전하는 글을 발표했으며 해방 뒤 반민족행위자로 기소됐다.

심산의 독립투쟁 시발은 기미년 3'1운동이었다. 심산에게 육당은 열 살 아래였지만 나라의 독립을 위해 믿고 함께 힘을 합쳐야 할 동지였다. 그러나 육당은 변절했고 심산은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심산이 감옥에 있을 당시 간수가 육당의 일선융화론을 가져와 감상문을 쓰라고 했다. 심산은 '일제에 아부하는 반역자가 미친 소리로 짖어놓은 책을 읽고 싶지 않다'며 시 한 수로 대신했다.

'지난날 우리의 독립을 선언할 때는/ 의로운 소리 육대주를 진동시켰는데/ 굶주린 개 되어 이제는 원식위해 짖어대니/ 양의사처럼 비수를 뽑을 사람 반드시 나타나리.'

양근환 의사가 친일파 민원식을 죽인 일을 빗대어 지은 시였다.

해방 후 육당의 죽음에 이승만 대통령이 조사를 지어 그를 기리자 심산은 한 편의 시로 이승만과 최남선을 싸잡아 비난했다. 당시 대구매일신문에 '경무대에 보낸다'는 제목으로 게재된 심산의 시다.

'아아 우남 늙은 박사여/ 그대 원수로 앉아/ 무엇을 하려는가/ 고금 성현의 일 그대는 보았으니/ 응당 분별하리/ 충역 선악 갈림길을

진실로 올바른 세상/ 만들려거든/ 우선 역적들 주살하라/ 생각하면 일찍이/ 삼일 독립선언때/ 남선 이름 떠들썩/ 많은 사람 기렸지

이윽고 반역아/ 큰 소리로 외쳐/ 일선융화 옳다고/ 슬프다 그의 대역/ 하늘까지 닿은 죄/ 천하와 나라사람/ 다함께 아는바라

그대 원수의 대권으로/ 차노를 비호터니/ 노제에 임해선/ 애사를 보냈도다/ 충역 선악의 분별에/ 그대는 어그러져

나라 배신 백성기만/ 어찌 다 말하랴/ 이나라 만세의 부끄러움/ 박사위해 곡하노라.'

서영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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