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경상북도-새누리당 당정간담회에서의 화두는 단연 남부권 신공항이었다. 회의에 앞서 이철우 새누리당 경북도당위원장(김천)은 "남부권 신공항은 지역에 꼭 필요하다"며 "중앙이나 서울 언론에서는 이런 사정을 몰라주고 또 하나의 양양국제공항 취급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북도의 현안 보고가 끝난 뒤 이어진 의원들의 질의에서도 남부권 신공항 건설에 대한 촉구는 계속됐다. 대부분 의원들이 "남부권 신공항은 대통령이 지역민에게 약속한 대선 공약 사안인 만큼 반드시 관철시킬 수 있도록 경북도는 물론 영남권 5개 지자체가 합심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던 중 이한성 의원(문경예천)의 발언 순서가 되면서 화기애애하던 회의장은 갑자기 썰렁해졌다. 지역 현안 사업인 중부내륙고속철도 복선'고속화 사업의 국비 반영을 주장하던 이 의원이 "남부권 신공항이 밀양이 되든, 가덕이 되든 (중부내륙고속철도가) 지나가야 생산성이 있고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한 것이다. 지역 의원의 입에서 '가덕이든, 밀양이든'이라는 말이 나오자 동료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갑자기 가덕이라는 말이 왜 나오느냐", "가덕은 없다", "가덕 얘기는 하지 말자"는 야유성 멘트가 잇따랐다.
잠시 머쓱해진 이 의원은 "그럼 가덕은 빼는 걸로 하고, 중부내륙고속철도 예산 반영을 위해 김광림 예결위 간사께 특별히 부탁드린다"고 한 발짝 물러섰다. 이에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철도에 대해선 도에서도 준비하고 있으니, 신공항은 밀양으로 하시죠"라고 정리성 발언을 하면서 '가덕 해프닝'은 해소됐다.
이 광경을 지켜본 지역 출신의 한 정치권 인사는 "'지역도 아닌 부산과 경남 밀양 싸움인데 우리가 나서야할 필요가 있느냐'고 되묻는 경북지역 의원들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 말이 사실임을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면서 "지역 최대 현안인 남부권 신공항에 대해 4개 지자체가 모두 합심해도 모자를 판에 내 지역구가 아니니 별 관심없다고 생각하는 지역 의원들이 많다는 생각에 씁쓸했다"고 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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