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서 열리는 에너지 총회 남의 잔칫상 될라

지역 업체 참여 미미 파급효과 적어

10월 대구에서 에너지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에너지총회(WEC)가 열리지만 자칫 국제 잔칫상만 차려주고 과실은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WEC는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후 2년 만에 대구에서 열리는 초대형 국제전시컨벤션축제로 대구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다. 특히 각국 에너지 장관에서부터 로얄 더치셸과 GE 에너지, 지멘스 등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의 CEO 등이 지역을 찾아 유사 이래 대구에 가장 많은 VIP들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지역 경제계는 초대형 국제행사가 대구에서 치러지면서 전시대행이나 이벤트 등 관련 지역 업체들의 참여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에 커다란 기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진행되는 준비상황을 보면 지역 업체의 참여는 제한적이고 특히 대구시나 경북도는 글로벌 에너지기업과 해외 참가 정부와의 공동투자나 기업 간 잠재적 파트너십을 맺기 위한 준비도 없다시피 하다.

행사를 총괄할 컨벤션기획사(PCO)는 서울업체가 선정됐다. 지역 업체들이 수십억원짜리 국제행사를 총괄해서 맡기에는 경험이나 노하우 등에서 서울 대형 기획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세부 행사에서도 지역 업체의 참여는 미미한 실정이다.

현재까지 참여가 확정된 대구 업체는 전시 대행업체 엑스코, 관광대행업체 삼성플러스관광, 총회 조직위 기본재산 관리은행 대구은행, 4개 공연 팀 중 2개 팀 등이 전부로 대부분의 행사 주관은 서울 업체가 맡고 있다.

대회 기간 투어 코스도 대구 근대골목과 팔공산 동화사 등이 마련돼 있지만 중국 상하이, 제주도, 서울 등 해외나 외지탐방에 주력, 해외 참가자들이 대구의 매력과 진면목을 체감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지역경제계 한 관계자는 "WEC 조직위 내부에서도 투어 프로그램이 너무 많다는 불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 투어가 제대로 홍보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이런 과정에서 지역 업체가 피해를 보는 사례도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 한 호텔은 지난해 서울의 한 예약대행업체로부터 대회 기간에 연회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워달라는 주문을 받았다가 최근에 갑작스레 취소되면서 낭패를 봤다. 이 호텔 관계자는 "10월에는 결혼이나 모임 등이 많은 성수기인데 연회장을 사용하겠다고 해서 다른 예약을 전혀 받지 못했다"며 "이와 관련해 여러 차례 담당업체 관계자와 만났지만 아직까지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PCO 관계자는 "보안이나 경비 인력, 식음, 제작물, 수송, 시스템 등 지역 내 수급이 가능한 부분에 대해 지역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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