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석, 올해 트렌드는] 5~9일간 황금연휴 즐기기

선선해진 날씨, 무더위 기억 잊고 나들이의 추억

◆명절 증후군? 우린 몰라요

대구 수성구 지산동 이혜원(50) 씨 가족은 올해부터 특별한 명절을 지내기로 했다. 시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처음 맞는 추석이라 형제들이 예년과는 다른 추석을 지내기로 합의했다. 이 씨는 "우리 집은 차례를 지내는 것도 아니어서 추석 날 고향의 큰집에 모여야 하는 의미가 없어졌다"고 한다. 때마침 부모님도 공원묘지에 모셔져 있어 벌초 부담도 없다. 추석 전날 모든 가족이 공원에 모여 추모예배를 드린 후 추석 당일부터 가정마다 연휴를 푸근하게 즐기기로 했다. 이 씨는 "매년 명절날마다 음식 장만에 힘들었던 큰집 형님도 홀가분해졌을 것"이라며 "명절 때 시댁 식구들이 함께 모여 얼굴 보는 것도 좋지만, 수십 년 동안 한결같이 명절 때마다 음식 장만에, 설거지에 힘들었는데 올 추석은 정말 새로운 분위기가 기대돼 모두 대환영"이라고 한다.

윤종희(43'대구 달서구) 씨 가족은 수년 전부터 명절이 끝나는 연휴 마지막 하루나 이틀 정도는 가족들끼리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있다. 이른바 '명절 여행 족'이다. 윤 씨는 "맏며느리라서 시장 보는 일부터 음식 장만과 상차림까지 모두 내 손을 거쳐야 한다. 그래도 차례를 지낸 뒤 친정 나들이도 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추석 연휴, 나를 위한 선물

올 추석 연휴는 유난히 길다. 짧게는 5일, 길게는 9일(추석 전 16'17일 휴가를 낼 경우)까지 늘어나는 마법과 같은 연휴다. 가족과 함께 차례를 지내고 남은 휴일 동안 가까운 바닷가나 섬 등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대기업에 근무하는 최성모(53'대구 중구) 씨는 "추석이 주말과 이어지면서 추석 전 이틀 휴가를 내면 9일간의 황금연휴를 즐길 수 있다"며 "올 추석은 가족과 외국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한다. 최 씨는 3개월 전에 동남아지역 자유여행 계획을 세워뒀다. 항공권도 이미 확보했다. "사무실 업무가 바빠 여름휴가를 못 갔다. 회사도 장기 휴가를 허락해 한꺼번에 보상받는 기분"이라고 한다.

대구뉴월드여행사 배병모 대표는 "올해 추석 연휴는 직장인들이 연차를 잘 활용하면 10일 이상의 장기여행을 즐길 수 있는 기회다"며 "이런 황금연휴에는 울릉도, 홍도 등 국내 섬 여행도 좋고, 동남아를 비롯한 유럽여행까지 가능하다. 특히 9월 중순이라 여행하기에도 최적 날씨다. 해외여행은 3, 4개월 전부터 항공권이 매진될 정도였다"고 전한다.

◆도심 속 명소 즐겨요

올 추석 연휴 멀리 떠나기 힘들다면 가족과 함께 도심 투어나 전시관 관람은 어떨까?

▷대구미술관 '쿠사마 야요이'전=11월 3일까지 대구미술관 어미홀 제1전시실, 3~5전시실에서 열릴 쿠사마 야요이 작가의 작품전을 둘러보자. 아름다운 별들이 유영하는 우주, 하늘로 올라가는 네온 계단, 물방울무늬 방 등 쿠사마 야요이의 트레이드 마크인 물방울무늬가 담긴 붉은색 대형 애드벌룬이 대구미술관 어미홀을 장식하고 있다. 입장료 5천원(사전예매 4천원), 문의 053)790-3030.

▷대구 근대골목 투어=날씨가 선선해져 골목투어하기에 제격이다. 요즘 대구 근대골목에는 전국에서 온 여행객들이 평일은 물론 밤늦게까지 북적이고 있다. 유서깊은 대구에는 옛 정서가 물씬 풍기는 조선시대부터 한약재 큰 시장이었던 약전골목과 대구 부자들이 살았다는 진골목 등 거미줄처럼 연결된 골목길이 많다. 대구 근대골목 투어는 주제별로 모두 5개 코스다. 제1코스는 경상감영 달성길, 2코스 근대문화골목, 3코스 패션 한방길, 4코스 삼덕봉산 문화길, 5코스 남산 100년 향수길이다. 한 코스마다 2,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민속체험행사=도심 속에서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민속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경상감영공원에서 열리는 '경상감영 풍속 재현행사'는 수문병 교대 의식과 제기차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연휴 끝자락인 21일 오후 2시부터 대구 중구 경상감영공원에서 조선시대 풍속관람과 체험풍속행사를 즐길 수 있다. 주요 행사로는 감영 안팎을 순찰하는 순라군 활동, 감영 정문 군사를 교대하는 수문병 교대의식, 시각을 알리는 타종 경점시보 의식이 있다. 무대에서는 용맹한 군사들의 무예 시범인 교열의식과 각종 민속공연을 볼 수 있다. 경점시보 의식 참가 신청은 대구시관광협회(053-746-6407)나 행사 현장에서도 가능하다. 한편 추석 연휴 동안 몸과 마음의 힐링이 필요하다면 약령시 한의약박물관에서 한방족욕체험 등 다양한 한방문화체험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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