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힘 빠진 곰이 수월? 느긋한 사자의 노림수

9경기 치른 두산 체력 부담

'올라오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8년만에 한국시리즈서 맞대결을 펼치는 삼성 류중일 감독과 두산 김진욱 감독. 사진은 두 감독이 8월 22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펼쳐진 경기를 앞두고 인사를 나누고 있는 장면.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KS) 파트너는 두산 베어스로 결정됐다. 두산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 4차전서 LG 트윈스를 누르고 3승1패로 KS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삼성과 두산은 2005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KS서 재회하게 됐다. 당시엔 선동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삼성이 김경문 감독이 이끈 두산을 4승으로 무너뜨리고 팀의 사상 세 번째 KS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었다.

◆두산이 낫다?

정규시즌서 1위를 차지, 일찌감치 KS에 직행한 삼성으로선 KS 파트너가 두산이 된 것이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다. 비록 PO가 바랐던 5차전까지 가지 않았지만 2위로 PO에 직행한 LG보다는 체력적인 면에서 준PO부터 올라온 두산이 더 많이 지쳤다고 보기 때문이다. 두산은 준PO 5경기, PO 4경기 등 벌써 9경기를 치렀다.

또 정규시즌서 우위를 보인 두산이 아무래도 편하다. 삼성은 두산에 9승7패를 거뒀지만 LG엔 7승9패로 밀렸다. 두산은 팀타율에선 0.289로 삼성과 LG에 앞섰으나 마운드는 가장 약했다. 팀평균자책점 3.98의 삼성으로선 3.72의 LG보다 4.57로 마운드에 약점을 보인 두산이 한결 수월하다는 평가다. 타율은 0.283으로 두산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다만 기동력은 두산이 '토끼', 삼성은 '거북이'다. 두산이 팀도루 172개를 성공한 반면 삼성은 95개에 그쳤다. 이 점은 삼성이 특히주의하고 준비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무시 못할 두산

체력적 면에선 삼성이 월등히 유리하지만 경기감각과 무섭게 치고 올라온 두산의 '뚝심'은 경계해야할 부분. 두산은 넥센과의 준PO서 2패뒤 내리 3승을 따내는 저력을 발휘하며 PO에 진출했다. 또 힘겨운 승부가 예상됐던 PO서도 1차전을 승리로 이끈 뒤 3, 4차전까지 가져가며 LG의 신바람을 잠재웠다. 단일리그가 시작된 1986년 이후 정규시즌 4위 팀이 KS에 오른 것은 1990년 삼성, 1995년 현대, 2002년 LG, 2003년 SK에 이어 두산이 다섯 번째다.

삼성은 2005년 KS서 두산에 4승으로 완승했으나 2001년에는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올해와 상황이 비슷하다. 당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삼성은 준PO부터 올라온 3위 두산에 2승4패로 무너졌다.

삼성과 두산은 포스트시즌서 만날 때마다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2010년 삼성과 두산의 PO는 명승부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삼성은 3위 한화에 2패뒤 3연승을 거두며 올라온 4위 두산과 PO서 만나 5차례 모두 1점차로 승패가 갈리는 치열한 대결을 벌였다. 삼성이 3승2패로 KS 티켓을 거머쥐었으나 두산과의 승부에 체력소모가 커 정작 KS서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SK에 4패로 우승 트로피를 넘겼다.

◆'V7' 이상무

삼성은 부상선수 회복에 주력함과 동시에 4차례 청백전을 통해 실전감각을 가다듬었다. 합숙으로 팀워크를 다졌으며, 주루 플레이와 수비에 중점을 둔 훈련을 반복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준PO를 포함,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실수가 자주 나온 것 같다. 두산과 LG 둘 다 좋은 팀이지만 수비싸움에서 두산이 이긴 것 같다"고 관전평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의외로 두산도 주루사나 실책성 플레이 등 실수가 보였다. 역시 단기전은 세밀한 플레이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KS에서 펼칠 전략을 내비쳤다.

삼성은 박석민(타율 0.318)-최형우(0.305)-채태인(0.381) 등 3할 타자들로 구성된 중심타선과 '1+1 선발 전략'이 가능한 배영수(14승)-윤성환(13승)-장원삼(13승)-차우찬(10승)-밴덴헐크(7승)의 풍부한 선발진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안지만(22홀드)-오승환(28세이브)의 셋업-마무리는 8개 구단 최강으로 평가된다.

류 감독은 "유격수 김상수가 골절상 탓에 출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병곤의 역할이 크다. 또 이승엽이 베테랑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며 "사상 최초의 정규시즌 3연속 우승의 힘으로 내친김에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고 싶다"며 결의를 다졌다.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는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1차전을 시작으로 7전 4승제로 펼쳐진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