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50원선 무너지면 수출기업 직격탄

원·달러 환율 3개월여 만에 67원 하락

환율 하락세가 심상찮다. 이달 15일 원'달러 환율은 8개월여 만에 1070원대로 내려앉은 뒤 나흘 연속 떨어져 1060원 선에 턱걸이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1050원선 붕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원 오른 1062.2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 당국의 개입 경계 영향으로 이날 환율은 소폭 상승했지만 최근 환율 하락세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3분기 중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미국 달러 대비 원화 절상률은 6.3%로 세계 주요국(G20) 통화 가운데 영국 파운드화(6.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2분기 말 1142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7월 들어 1123.5원으로 하락했고 8월에는 1110원, 9월에는 1074.7원까지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3개월여 만에 무려 67.3원 하락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20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할 만큼 수출로 벌어들이는 달러가 많은데다 최근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과 채권을 사려고 달러를 대거 들여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연기된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문제는 원화 강세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환율 하락 요인이 여전히 힘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070원에서 1060원선으로 가파르게 떨어진 만큼 1050원선을 깨고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1050원은 우리나라가 경상수지 흑자를 낼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원'달러 환율이 1050선 아래로 떨어질 경우, 수출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환율 하락의 속도 조절이 있을 수 있지만 원화 강세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1050원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환율 하락은 모처럼 상승 국면을 맞고 있는 국내 증시에도 악재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이 달러당 1050원 밑으로 가면 주가는 부담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와 당국 개입 경계가 맞물려 환율 하락세는 완만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외국인 주식 자금과 월말 수출업체 네고 물량 유입이 예상돼 수급상 달러 공급 우위 장세가 지속될 것이다. 다만 연저점(1054원선)으로 다가갈수록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하락 속도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당분간 외국인 국내 자산 순매수와 당국의 원화 쏠림 대응책 간의 대결이 예상된다. 1050원선에 다가서면 당국의 정책 변화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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