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롯데백화점의 지나친 대규모 할인행사(본지 21일 자 4면 보도)와 관련해 우월적 지위를 앞세운 백화점의 횡포 때문에 입점업주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따르는 등 속앓이를 하고 있다.
입점업주들은"백화점이 실적을 위해 앞으로도 매일같이 할인행사를 한다고 하는데, 행사준비와 수수료 때문에 마이너스 영업이 걱정이다. 직원들도 백화점 횡포에 그만두는 일이 많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하지만 잘못 보이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 모두 쉬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점업주들은 통상 총매출 대비 평상시 30%, 행사 20~25%(매출향상 때 추가수수료 별도)를 백화점에 입점 수수료로 낸다. 물품을 많이 팔면 팔수록 백화점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지만, 입점업주들은 할인행사로 인해 본 매장 매출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임시직원 인건비'세금'택배비'운송비 등을 모두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손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전단지 제작'배포 비용과 음료 등의 사은품까지 떠맡기고 있다.
행사 때마다 제품검수 등에 투입해야 하는 노동력도 만만치 않다. 특히 백화점이 매장별 창고를 마련해주지 않아 판매물품을 계단이나 주차장 등에 아무렇게나 쌓아두고 있는데, 이를 관리할 인력운용도 쉽지 않다.
입점업체 한 관계자는 "소방서 점검만 나오면 물건을 치우느라 전쟁터가 된다. 물품보관 창고를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데, 백화점이 입점업체를 하나라도 더 두기 위해서 공간을 활용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며 "수수료를 내는데도 보관창고 요구는커녕 쫓겨나지 않을까 하며 눈치 보고 장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 롯데백화점은 포항'경주'영덕'울진'울릉 등 경북동해안 지역 유일의 백화점으로, 경쟁업체가 없는 탓에 타지역보다 횡포가 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입점업체들에 따르면 백화점의 말을 듣지 않을 경우 브랜드 매장을 고객들의 발길이 뜸한 구석진 곳으로 옮겨 버린다든지, 브랜드 본사에 재고조사를 요구한 뒤 분실상품에 대한 책임을 물어 변상을 요구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해 괴롭힌다는 것.
한 입점업체 매니저는 "백화점이 공간상의 이유로 계단이나 주차장 등에 물건을 아무렇게나 쌓아두고 있는데, 당연히 물건 분실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백화점이 이를 악용해 본사 재고조사를 요구해 점주들을 압박하고 있다"며"실제 매니저 중에 손해배상 후 신용불량자가 돼 쫓겨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포항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할인행사가 다양하면 고객들이 좋은 것 아닌가. 할인행사에 대해 불만을 말하는 입점업체는 없다. 창고가 부족해 계단 등에 물품을 쌓아두는 것은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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