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외부영입은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21명을 공시하면서 프로야구 각 구단의 머리 싸매기가 본격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가장 시선이 쏠리는 구단은 통합 3연패(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를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다.
2005년 심정수와 박진만 이후 외부 FA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던 삼성이 이번에도 과연 침묵을 지킬지, 아니면 예전처럼 다시 한 번 FA 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할지, 그 행보에 팬들은 물론 타 구단들까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의 내부 상황만 본다면 이번만큼은 움직임이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삼성은 뒷문을 든든히 지켰던 '끝판대장' 오승환의 해외진출을 돕겠다고 이미 선언, 이 공백을 메울 대안을 찾아야 하는 데다 그동안 취약 포지션이었던 포수자리에도 매물이 나왔다. 각 팀의 알토란같은 주전급 선수들이 한꺼번에 FA 자격을 얻었고, 그중에서는 매력적인 선수들이 포함돼 있다는 것도 삼성이 외부 FA 영입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삼성의 입장은 어떨까. 삼성은 일단 '식구 챙기기'에 주력하겠다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삼성 관계자는 6일 "팀에서 FA 자격을 얻은 장원삼과 박한이와의 계약을 준비하고 있다. 외부 FA 영입은 아직 말을 할 단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상황에 따라서는 외부 FA 영입도 고려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풀이되나 만약 FA 시장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게 되면 굳이 뛰어들지 않겠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현재 삼성으로선 여러 변수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이번 우승으로 기존 선수들의 몸값 상향이 불가피하다. 올 시즌 삼성은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연봉을 지출했다. 평균연봉 1억2천204만원으로 9개 구단 중 가장 높았고 지난해에도 1억1천768만원으로 2년 연속으로 팀 연봉 1위에 올랐다. 통합 3연패를 이뤄낸 보상까지 더해져 내년에도 지출이 늘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두 명의 내부 FA를 잡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여기에 외부 FA를 영입할 때 잃는 손실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FA 시장에서 손을 뗀 이후 삼성은 내부자원 육성에 힘을 쏟았다.
코칭스태프 숫자를 늘리고 3군을 정착시켰다. 가장 먼저 2군의 해외전지훈련도 실시했다. 일명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통한 체계적인 자원 육성으로 자질을 갖춘 1.5군, 2군 선수들을 1군 전력으로 키워냈고, 두터운 선수층을 확보, 통합 3연패의 밑거름을 다졌다. 외부 FA 영입은 삼성이 자랑스러워했던 내부육성의 근간을 흔들리게 할 수 있고, 자칫 이들 선수의 의욕을 저하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오승환의 공백, 톱타자 배영섭의 경찰청 입단 등으로 생긴 전력 누스와 올 정규시즌서 드러났듯 경쟁팀들의 전력이 만만찮아 4연패를 이루려면 즉시전력감 충원이 필요한 상황. 내년엔 다른 팀들의 견제가 더욱 심해질 것도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복잡한 안팎 사정과 외국인 선수 엔트리도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이 어떤 패를 쥐고 있는지는 FA 자격선수의 권리행사(승인신청 및 공시)와 이후 전 소속구단과의 계약교섭이 이뤄지는 16일까지의 분위기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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