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1시 26분쯤 경주시 신평동 '라한셀렉트 경주' 호텔 로비. 호텔 관계자와 경북도 APEC 준비지원단 등이 잠시 후 방문할 국회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지원 특별위원회(이하 특위)' 위원에게 설명할 내용을 확인하고 있었다.
국회 특위 일정과 설명 내용 등은 모두 보안 사항이라 분위기는 딱딱했다. 로비에 일반 투숙객들이 자유롭게 오갔으나, 발표에 쓸 사진자료 등은 품에 안고 보이지 않도록 애쓰는 모습이었다.
이 호텔은 정상회의 때 귀빈들이 묵을 숙소이다. 기존 방을 귀빈 숙소 수준에 맞게 리모델링하는 공사를 진행 중으로, 특위는 제대로 공사가 진행되는지 확인코자 이번 일정을 잡았다.
◆보안에 엄격한 귀빈 숙소
점검에 참여한 인원은 김기현 특위 위원장을 비롯해 정일영(더불어민주당), 이만희(국민의힘),이달희(국민의힘), 이인선(국민의힘) 위원 등과 APEC 준비기획단과 준비지원단 관계자 50여명이었다.
APEC 준비지원단 한 관계자는 "국가 정상들이 묵을 숙소인데 사소한 정보라도 새어나가지 않도록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상대 국가에서 추후 보안사항을 문제 삼을 수도 있기에 무엇보다 보안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한호텔을 둘러본 특위 위원들은 인근 교원드림센터 내 리모델링 공사 중인 귀빈 숙소를 추가로 점검하며 혹시라도 빈틈이 없는지 살폈다.
APEC 준비지원단은 정상회의 기간 중 회원국 정상과 글로벌 CEO들이 묵을 최고급 객실(PRS) 35개를 만들고 있다. 기존의 16개에다 9개를 새로 만들고 여분으로 준 PRS도 10개 확보하는 것이다.
김상철 APEC 준비지원단장은 "침실, 거실, 집무실 등에 대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다음 달 말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라며 "경주를 방문할 귀빈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위 위원들은 다음 일정으로 경주엑스포공원으로 이동해 이곳에 꾸며질 경제전시장을 확인했다. 경제전시장은 우리나라 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보여주고 대한민국의 경제를 세계에 알릴 기회로 활용할 전시장이다.
특위 위원들은 만찬장이 조성 중인 국립경주박물관을 방문해 공사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늑장 준비에 질타 쏟아져
특별위는 숙소 점검 일정에 앞서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정상회의장과 미디어센터, 정상급들이 묵을 숙소, 만찬장 등 주요 시설의 진행상황과 수송, 의료 분야 등의 준비 상황에 대해 보고 받았다.
APEC 준비기획단에 따르면 정상회의장은 내부 개보수 공사를 착공했고, 미디어센터는 현재 공사 공정률이 40%를 나타내고 있다. 오는 9월까지 외부공사를 마친 후 내부 시설 공사와 점검 등을 거쳐 완벽한 시설이 구축될 전망이다.
정상들이 묵을 숙소 공정률은 50% 이상이며, 일부 호텔은 대규모 리모델링을 하기 때문에 8월 말에서 9월 중순까지 공사가 마무리된다.
만찬장 조성 공사도 기초공사를 마치고 철골공사를 진행 중으로, 9월까지는 끝날 것으로 보인다.
또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KTX 서울역~경주역까지 증편을 추진하는 수송과 의료 분야에 대한 준비도 차질 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이번 방문에서 일부 특위 위원들은 정부의 준비와 대응에 우려를 표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정일영 위원은 "APEC 행사는 대한민국의 행사이지 경북도, 경주시의 행사가 아니지 않으냐. 외교부, 국토부, 경북도, 경주시, 상공회의소가 각자 따로따로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외교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서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책임감을 가지고 행사 준비를 챙겨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만찬장 공사 진도가 20%라는 게 말이 되느냐. 장마철인데 공사가 제대로 되겠느냐"고 물은 뒤 " 외교부, 경북도, 경주시 모두 책임감을 갖고 소통을 원활히 해 속도감 있게 준비를 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달희 위원과 이인선 위원은 "일부 언론에서 행사 준비상황을 매우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APEC 정상회의에 대한 국민들의 교감을 위해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만희 위원은 "홍보 등 소프트웨어 분야 준비가 좀 더 섬세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는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10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1명 등 총 18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국회 APEC 특위를 출범해 APEC 진행 사항을 계속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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