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질염·방광염

부끄러워 어디 말도 못하고… '이브의 속앓이'

부끄러움 때문에 말 못하는 질염은 전체 여성의 70%가량이 경험할만큼 흔한 질환이다. 세균성
부끄러움 때문에 말 못하는 질염은 전체 여성의 70%가량이 경험할만큼 흔한 질환이다. 세균성'칸디다성'트리코모나스 질염균(위에서부터)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흔히 나타나는 여성 질환은 질염과 방광염이다. 신체가 급격한 계절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 균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 질염은 환경이나 신체의 변화에 따라 모든 연령층에서 쉽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전체 여성의 70% 이상이 경험할 만큼 흔하다. 방광염도 30, 40대 여성의 10%는 1년에 한 번 이상 걸리며, 전체 여성의 50% 이상이 평생에 한 번 이상은 겪는 질환이다.

◆증상을 잘 몰라서 방치하는 질염

가임기 여성에게 발생하는 질염의 90%는 세균성 질염, 칸디다성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 등이다. 이 중 세균성 질염은 40~50%로 가장 흔하고, 칸디다성 질염 20~25%, 트리코모나스 질염 15~20%를 차지한다.

질내에 있는 많은 종류 정상세균군 중에 락토바실루스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 세균은 질내를 산성상태(PH 3.8~4.2)로 유지해 주고, 유기체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며, 병균에 대한 저항성을 지니게 한다.

그런데 정상세균군의 변화를 일으키는 상황이 되면 감염 위험이 커진다. 즉 스트레스나 과로 상태, 생리 전후, 대중목욕탕 이용 후, 오랫동안 꽉 끼는 옷을 착용하는 상황에서 질염이 나타날 수 있다.

질염이 생기면, 주로 질 분비물이 누런색이나 회색을 띠고, 비지같은 덩어리 형태의 희거나 약간 노란색으로 생선 비린내가 나며, 질 주위가 화끈거리거나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주로 성관계나 생리 전후 증상이 심해진다.

세균성 질염이나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수술 후 감염 등 합병증을 높이고 임신시 조기 양막파수나 조기 진통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칸디다성 질염은 모든 여성의 75%가 일생에 적어도 한 번 경험을 하게 된다. 다만 일부 환자의 경우, 만성 재발성 칸디다성 질염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요도 내 세균 침입 방광염

방광염은 세균이 요도 내에 침입해 생기는 배뇨장애 질환이다. 일명 '오줌소태'라고도 불린다.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 특히 잘 생긴다. 해부학적으로 요도가 남성에 비해 짧고 세균이 자라기 쉬운 환경인 회음부나 질 입구와 가까워 질분비물이나 대변에 오염되기 쉬운데다 월경'임신'성생활 등으로 세균감염의 기회가 더 많기 때문이다.

방광염의 가장 큰 특징은 소변횟수가 잦아진다는 것. 소변 중 통증이 있고 소변을 봐도 뒤끝이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이 있다. 심하면 아랫배 통증이 있거나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가 생겨서 병원을 찾기도 한다.

단순방광염의 50% 정도는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치유된다. 보통 3~5일 정도 항생제를 통한 약물치료를 하면 부작용 없이 치료된다. 그러나 치료 시작 후 2주일 이상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통해 적절한 항생제를 찾아야 한다.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조금만 무리해도 방광염이 자주 재발한다면 항생제만으로는 치료가 어렵다.

효성병원 산부인과 정희웅 진료부장은 "자주 재발하는 만성질염, 만성방광염의 경우에는 잦은 항생제 사용으로 인해 면역력은 더 떨어지고 항생제에 내성이 생겨버린 경우가 많다"며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생활습관들도 알고 보면 질염과 방광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몇 가지 나쁜 습관만 고쳐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도움말=효성병원 산부인과 정희웅 진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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