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3년간 영남대에 11억 1,300만원 장학금 기탁

한국호머 창업자 이종우 회장

아름다운 기부. (주)한국호머의 이종우(왼쪽) 회장이 노석균 영남대 총장에게 1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영남대 제공
아름다운 기부. (주)한국호머의 이종우(왼쪽) 회장이 노석균 영남대 총장에게 1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영남대 제공

2010년 영남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LG디스플레이에 근무 중인 윤정기(29) 씨에게는 잊지 못할 은인(恩人)이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그는 그 은인 덕분에 학업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고, 대기업에 당당히 취업할 수 있었다. 윤 씨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2006년부터 군 복무 2년간 꼬박꼬박 모은 월급 통장을 통째로 보냈지만, 그 은인은 서울에서 예천에 있는 군부대까지 직접 찾아와 감사의 말을 전하며 통장을 돌려줬다.

윤 씨가 잊지 못하는 은인은 바로 건축자재 제조전문 중소기업체 ㈜한국호머의 창업자 이종우(73) 회장. 공군 문관으로 재직하던 1964년 당시 영남대 기계공학과 야간과정에 입학한 이 회장은 2000년 1억원을 모교 학과 장학기금으로 기탁한 이래 지난해까지 영남대 기계공학부에 총 10억1천300만원을 기탁했다.

영남대는 이 회장의 호를 딴 '송암(松巖) 장학기금'을 마련, 2003년부터 학생 1명씩을 선발해 졸업할 때까지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그동안 11명이 송암장학생으로 선발돼 이 중 6명은 이미 사회로 진출했다.

송암장학생들이 이달 9일 선배의 뜻을 기리기 위해 뭉쳤다. 지난해 11월 8일 '송암 이종우 회장 흉상'이 영남대 중앙도서관 앞 잔디광장에 건립된 지 1주년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 회장을 모신 것. 이 자리에는 노석균 영남대 총장을 비롯해 지홍기 대외협력부총장, 기계공학부 교수들도 참석해 축하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재학생을 대표해 감사 편지를 낭독한 정인지(27'기계공학부 4학년) 씨는 "장학금도 감사하지만 인생의 멘토를 얻게 된 것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종우 회장은 "항상 사회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바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어떤 경우라도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만찬 자리에서도 장학금 1억원을 깜짝 기탁해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날 기탁한 금액까지 이 회장이 기탁한 장학기금은 총 11억1천300만원에 달한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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