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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의 동양고전 이야기] '회남자'(淮南子)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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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도' 안에 善·仁義 이미 담겨 있어

'회남자' 속의 도가사상은 노장 사상 중에서도 장자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장자'의 외편 '잡편'에 보이는 천성(天性), 즉 자연 그대로의 마음으로 살아가라는 뜻이 담겨 있다. 세속적 도덕이나 예의의 속박을 벗어나 마음의 진실 그대로 산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회남자'에는 이와는 조금 다른 해석도 있다. 즉 자연의 천성 안에 선(善)과 인의(仁義)가 이미 구비되어 있다고 하는 주장이다.

예를 들면, "천성, 자연의 정(情)에 철저하면 거기에는 인의가 처음부터 구비되어 있다."(숙진훈), "마음이 처음의 상태로 돌아가면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본경훈) 등이 그것이다. 이 말은 인의나 선은 어디까지나 '자연의 도'에서 생긴 것이고, 유가'묵가의 그것과는 다른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것은 유가의 사상과 섞인 것이다. 이런 생각은 원래 '장자'에서도 피력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자연의 정의 발로가 아버지에 대한 효도의 마음 바로 그것이라는 의미다. 물론 유가의 의식적인 노력을 전제로 말한 효도와 자연의 정은 다른 것인데, 세속적인 유가의 도덕과 타협한 것이다. 여기에서 '자연'이라는 말이 새로운 해석을 낳고 있다. 원래 자연은 인위(人爲)의 반대인데,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말하기를 "무위(無爲)라 함은 고요하게 소리도 없고 움직임도 없는 것으로 보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신체를 움직이지도 않고 생각도 하지 않고 어떻게 살 수 있는가? 내가 말하는 무위는 사사로운 마음으로 자연의 이치를 왜곡하지 않는 것이다. 못의 물을 산 위로 올리는 것은 작위이지만, 강물을 흐르게 하는 것은 자연이다. 사나운 말도 길들이면 마차를 끌 수 있고, 인간도 교육에 의해 자연의 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라고 하여 자연을 인위에 결합시키고 있다. 이것은 '무위자연'(無爲自然)에서 '유위자연'(有爲自然)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원래 '회남자'는 B.C 120년쯤 한나라 초기에 편찬된 백과전서로 신화'전설에 관한 자료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회남왕 유안은 한 고조의 손자로 그 아버지가 모반에 연루되어 죽었다. 유안은 한을 품고 무제 때 반란을 획책했으나 발각되어 자살했다. 당시 중앙은 유가사상으로 통일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서, 유안의 휘하에는 도가 사상가들이 자연 모여들었다. 유안 역시 대가들의 도움으로 학설을 통일하고 자연과 인간 세상을 일관된 질서로 파악하려는 야심을 가지고 이 책을 편찬한 것이다. 그러므로 잡가의 성격을 띠게 된 것인데, 그 중에는 유가와 도가의 갈등과 타협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신화전설 이야기로 '천지개벽'이나 우리가 잘 아는 '새옹지마'(塞翁之馬) 이야기도 여기에서 나왔다.

이동희 계명대 윤리학과 교수 dhl333@km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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