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30년 전 '원이엄마'의 사랑 꽃핀다

안동에 테마파크 조성…가족·연인 관광명소 기대

현대판 사랑과 영혼으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430년 전 원이엄마'의 사랑의 편지가 발굴됐던 안동시 정하동에 '원이엄마 테마파크'가 조성된다.

안동시는 사업비 20억원을 들여 정하동 귀래정 인근 2천118㎡ 부지에 원이엄마와 원이엄마의 머리카락으로 삼은 미투리 등 조형물과 야외무대, 계류시설, 영상매체 상영시설, 쉼터, 운동시설 등으로 테마파크를 조성하기로 했다. 안동시는 부지보상을 마치고 경북도에 도시관리계획 변경 승인절차를 밟고 있으며, 다음 달 공사에 들어가 내년 6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원이엄마'는 430년 전 조선 중기 안동시 정하동 고성 이씨 귀래정파 문중의 며느리였다. 1586년 31세의 젊은 나이로 남편 이응태가 세상을 뜨자 애틋한 사랑을 담은 편지와 남편 병구완을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만들었던 미투리를 함께 관속에 넣었던 애틋한 사연이 420년이 흐른 지난 1998년 정상동 택지 개발 과정에서 발견됐다.

한지에 붓으로 빼곡히 써내려간 한글 편지에는 서럽고 쓸쓸하고 황망하고 안타까운 한 아내의 심정이 강물처럼 굽이쳐 넘쳐난다. 편지와 함께 출토된 미투리(머리카락과 삼 껍질 등을 꼬아 삼은 신발)는 더욱 감동적이다. 남편의 쾌유를 빌며 삼과 머리카락을 함께 꼬아 삼은 것으로, '이 신 신어보지도 못하고…'라는 편지글과 더불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리게 한다.

원이엄마의 편지글은 세계적 다큐멘터리 잡지인 내셔널지오그래픽 2007년 11월호에 소개됐고, 2009년 3월엔 '원이엄마 한글편지'와 출토물을 다룬 연구논문이 국제 고고학 잡지 '앤티쿼티' 표지논문으로 실리기도 했다.

이 사연은 국내에서 원이엄마를 소재로 한 소설 '능소화'(작가 조두진)로 새롭게 탄생하고, 오페라로 만들어져 소개되기도 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원이엄마 테마파크가 마무리되면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감동을 준 곳인 만큼 가족, 부부, 연인들의 사랑을 확인하는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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