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亞 최대 '에어아시아' 대구 취항 가능성

항공사들 점유율 높아지자 해외노선 확대

저비용항공사들의 등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다. 대구의 경우 국내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인천'제주에 취항하고, 국제선 역시 중국국제항공, 동방항공만 베이징과 상하이를 연결한다. 물론 국내선을 유류할증료'세금을 포함해 3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하는 저비용항공사에 비해 항공권도 비싸다. 대구 한 여행사 관계자는 "특히 대구-제주 노선의 경우 가격은 고사하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시민들의 불편이 컸다"며 "저비용항공사의 다양한 노선 취항을 위해 대구시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저비용항공사의 취항 소식은 대구경북민의 여행 패턴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티웨이항공은 내년 3월 말부터 대구∼제주 노선을 매일 4회 왕복 운항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달 12일 국토교통부에 취항을 위한 운항허가 신청을 냈으며 189석 규모의 B737-800NG 기종 항공기를 투입한다. 항공사 측은 "추후 대구를 기점으로 하는 중국, 동남아 등 국제노선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라며 "제주 노선은 세부 운항 스케줄을 12월 내로 확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말레이시아를 기반으로 하는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아시아 역시 지난해와 올해 수차례에 걸쳐 대구 취항을 시사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회사 토니 페르난데스 사장은 지난 7월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는 "많은 분들이 한국을 생각할 때 서울만 보는데 서울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구와 부산에 커다란 잠재적 수요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대구시 신공항추진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2008년 영남에어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채 사업을 접고 대형항공사들이 노선과 운항 편수를 줄이면서 대구공항이 공항으로서 제 구실을 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국내 제주에어와도 취항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저비용항공사의 취항은 '유령 공항'이란 비판을 받아온 지방 공항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강원도와 진에어는 13일 '양양국제공항~중국 23개 도시 항공노선 개설 및 운항을 위한 본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진에어는 12월부터 중국 창사, 닝보 등 3개 노선에 전세기를 운항하고, 내년 4월부터는 다른 도시에도 항공기를 띄운다. 11개 지방공항 중 적자 폭이 가장 큰 공항인 양양의 국제노선은 중국 상하이(주 2회)뿐이다.

저비용항공사의 지방 노선 다변화는 치열한 경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김포'부산 등 기존 출발지를 벗어나 '블루 오션'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가 취항하는 지방 공항의 지난해 여객수송 실적은 2007년에 비해 김포공항 40.7%, 김해공항 24.2%, 제주공항 50.0%, 청주공항 26.8%, 군산공항 20.8% 등으로 증가했다.

이와 관련, 정웅기 대구경북연구원 교통물류연구팀 연구위원은 "대구공항을 허브공항으로 하는 저비용항공사를 유치하면 다양한 노선 개발이 가능하고 지역사회의 관심 및 지원을 받아 성장이 가능하다"며 "저비용항공사 친숙공항이 되면 중단거리 국제노선이 활성화돼 지역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저비용항공사를 자체적으로 설립하겠다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움직임도 눈길을 끈다. 포항시는 6일 시청에서 공항 관련 유관기관 및 시민단체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민공청회를 열었다. 포항시는 민관 합작의 제3섹터방식(자본금 400억원)으로 항공사를 설립하고 2016년 김포'제주에 이어 여수 노선에 취항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포항시 교통행정과 신광수 팀장은 "건실한 민간사업자의 동참이 관건"이라며 "내년에 수도권과 경상권에서 사업설명회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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