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경권 경기 여전히 냉골

철강·車 부품 불황 지속

대구경북과 경북 동부권의 경기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전반적인 경기 흐름은 호전세로 돌아섰지만 대구경북은 철강산업의 불황 여파로 잔뜩 움츠리고 있는 것.

한국은행 16개 지역본부가 실시한 지역 내 업체 및 유관기관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올 4분기 국내 경기는 IT와 자동차 등의 산업이 활발한 수도권과 충청권'호남권'제주권 등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철강산업이 둔화된 포항 등 경북 동부권과 대구경북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경기가 더욱 부진한 것으로 조사돼 새로운 산업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분야별로 IT분야가 휴대폰 생산 증가에 힘입어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고, 자동차는 신차 출시에 따른 수출증가로 생산성이 계속 늘고 있다. 조선업은 호남권에서 벌크선 및 컨테이너선 등의 수주가 증가하면서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수요 감소 등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철강은 생산물량이 넘쳐 불황에 갇혀 있다. 특히 경북 동부권 중국산 저가 철강재 수입확대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일본에 수출하는 기업이 많은 산업 특성상 엔화 약세에 다른 가격경쟁력 약화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경북 동부권 중에서도 자동차 부품업이 가장 많이 분포돼 있는 경주지역의 경기가 가장 둔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내수용 완성차업체에 단순 부품을 공급하는 경주지역 기업들이, 완성차의 디자인과 성능을 결정하는 기업들의 경쟁력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포항은 청년인구의 유출이 늘고 산업인력이 고령화되면서 경기침체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산업인력이 일시에 퇴직하는 2020년이 되면 소비위축과 부동산경기 침체, 지방재정수지 악화 등이 동반될 수 있어 관련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관계자는 "대구경북권 가운데서도 경주와 포항 경기가 가장 우려스럽다. 특히 포항은 산업인력 퇴직에 따른 숙련기술력 승계와 금융건전성 확보, 청년 및 여성 일자리 창출, 인구구조개선 등의 노력이 집중돼야 경기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