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철도파업 불똥 피한 지역 레미콘

시멘트 철로수송 분담률 낮아 대구경북 건설현장 수급 안정

철도노조 파업이 길어지고 화물연대까지 대체 수송 거부에 나서면서 물류 대란이 현실화 되고 있지만 지역 건설업계는 시멘트의 해상 운송 비중이 높아 지금까지는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철도노조 파업이 길어지고 화물연대까지 대체 수송 거부에 나서면서 물류 대란이 현실화 되고 있지만 지역 건설업계는 시멘트의 해상 운송 비중이 높아 지금까지는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23일 오후 대구 수성구 수성1가 한 아파트 공사 단지. 터파기 공사가 한창이다. 작업 인부가 수신호를 할 때마다 비상등을 켠 레미콘 차량이 작업대에 늘어섰다. 차량이 빠져나가면 이내 다른 차가 자리를 메웠다. 변휘석 현장 소장은 "철도파업 등으로 전국이 떠들썩하지만 지역 현장에 레미콘은 제때 공급되고 있다. 공사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철도노조 파업이 장기화 국면을 맞은 데다 화물연대가 철도화물 대체수송을 거부하고 나섰지만 대구경북 건설업계는 비교적 평온한 모습이다. 경기와 수도권과는 달리 시멘트가 제때 공급되고 있어 현장의 공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지역은 평소 보름 정도의 시멘트 비축분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철로 수송 분담률이 20% 정도로 낮기 때문이다.

건설 업계에 따르면 지역에 공급되는 시멘트는 대부분 포항 등 항만을 통해서 바다로 들어온다.

대구경북 시멘트 협회 관계자는 "철도 노조 파업 후 내륙에 위치한 시멘트 업체들의 철도 수송량이 30% 수준으로 급감했지만 지역에 들어오는 시멘트는 포항, 진해 등 대부분 해상으로 운송된다. 당장은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시멘트 업계 등은 해상 운송 등 대체운송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현재 출하율을 60%대 수준으로 유지 중이다.

화물연대의 철도화물 대체 수송 거부 움직임도 당장은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도 대체 수송량의 육로 이동 물량이 많지 않다. 다만 전례를 살펴볼 때 일선 현장에서 화물연대 가입, 미가입 운송 차량 간에 마찰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파업이 갈수록 대결국면으로 치닫고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파다한 상황. 게다가 올 한해 아파트 분양 단지가 몇 년 사이 가장 많고 분양 시기도 비슷해 일제히 물량이 들어가야 한다는 점도 복병이다.

레미콘은 생산 후 금방 굳어버리는 탓에 미리 만들어 놓지 않고 현장별로 주문을 받아 그때그때 공급하기 때문이다.

대구레미콘협동조합 서철수 이사는 "보유한 재고물량과 해상 운송 등으로 현재까지 레미콘 수급에 큰 차질은 없지만 철도파업이 무작정 길어지면 레미콘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지역 건설사들은 만일의 사태에 비해 레미콘 공급 루트를 다양화하고 있다.

서한 김민석 이사는 "서한이 올 한해에만 6곳에 일제히 아파트 분양을 했지만 공사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도 "파업 장기화로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공급 루트를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산업 주정수 팀장도 "철도노조 파업으로 현장별 대비책을 꼼꼼히 준비해 두고 있다"고 밝혔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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