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부겸·기초의원 선전…수성구 '탈 새누리' 진원지 되나

젊은이,식자층 많아서? 야 지지보다 김 후보편? 해석도 분분

6'4 지방선거에서 대구는 '새누리 텃밭'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지만, 수성구에서는 '탈(脫) 여당'의 분위기가 감지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의 수성구 득표율이 다른 구에 비해 월등히 높고, 수성구 기초의원 중에서도 야당 및 무소속 후보들이 상당수 당선되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 김부겸 후보의 득표율은 40.33%다. 하지만 수성구에서는 47.49%를 획득해 새누리당 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자 득표율 49.93%(수성구)에 육박했다. 김 후보의 경우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40.42%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광역의원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을 살펴봐도 수성구에서의 야당 득표율(32.93%)이 대구 전체 야당 득표율(30.05%)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뿐 아니라 수성구 기초의원 선거에서 야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상당수 당선됐다. 수성구 나 선거구의 새정치민주연합 강민구 후보와 수성구 라 선거구의 정의당 김성년 후보가 당선의 영예를 얻었고, 김희섭(수성구 가), 서상국(수성구 라), 박원식(수성구 사), 석철(수성구 아) 등 무소속 4명도 배지를 달게 됐다. 기초비례 의원의 경우 새정치민주연합 1명(정애향)이 배정됐다.

2010년 지방선거 때는 정의당 김성년 의원(친박연대 제외) 외에는 야당 당선자가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재선에 성공한 김성년 구의원은 "과거에는 수성구가 새누리당 일색이었는데 이번에는 야당이나 무소속 후보들이 적잖게 뽑혔다. 다른 구와 비교해 변화의 바람이 다소 일어나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수성구의 지방선거 투표율도 대구 전체 평균(52.3%)보다 높은 56.1%를 기록해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직장인 강병석(45'수성구 수성1가동) 씨는 "새누리당만 뽑은 결과로 대구가 얻은 것이 무엇이 있는가. 한때 3대 도시라는 명성은 이제 온데간데없고 경제는 수십 년째 밑바닥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성구에 20~40대 젊은 층과 직장인, 식자층 등이 많이 살다 보니 정치의식이 높은 편이고, 이런 성향이 표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구민들이 한 정당에 몰표를 주면 소통이 안 되고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싶은 주민들의 생각이 이번 선거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수성구 특성상 대체로 주민들의 생활이 안정적이라 진보적인 성향이나 변화의 욕구가 강하게 나타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지역주의 타파'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김태일 교수는 "과거 선거를 보면 수성구에서 새누리당 지지세가 높았다. 이번 선거는 정당보다는 김부겸 후보 개인의 영향력이 크다고 판단된다"며 "다만 변화 가능성은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장우영 교수는 "이번 선거결과는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에 대한 애정이라기보다 김부겸 후보 개인에 대한 애정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다 세월호 침몰 참사의 영향력도 더해져 상대적으로 여당표가 적게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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